쿠팡발 유통가 빅뱅 시작…판 커지는 시장서 승자 독식?
쿠팡 상장으로 합종연횡 가속…IPO도 속도 낸다
2021-03-13 12:00:00 2021-03-13 13:52:39
사진/쿠팡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가운데 다급해진 경쟁사들도 속속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쿠팡의 성장세를 지켜봤던 유통 대기업과 네이버·카카오 등도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기업 공개(IPO)에서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한 쿠팡은 오픈마켓 확대를 위해 물류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현재 인력의 2배 규모로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신규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쿠팡의 대대적인 투자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과 혁신은 빨라지는 한편 상위사업자들의 물류, 자본력 등에 기반한 과점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확장으로 유통 업체들은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우선 이마트와 네이버는 조만간 '지분교환'을 통해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네이버가 CJ그룹과 지분 교환을 통해 물류 서비스에 대한 사업 제휴 방안을 맺은 만큼 이번에도 지분 교환 방식의 제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교환은 상대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 제휴보다는 강력한 형태의 동맹이다. 
 
네이버와 이마트는 지분 교환으로 거래량 확대와 함께 배송인프라 보강을 통해 신선식품 당일 배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점포 내 PP센터를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이마트가 네이버와 이미 손잡은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물류 역량 강화에 나설 수도 있다. 네이버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 등을 통해 부족한 자체 상품력과 배송망을 보강할 수 있게 된다.
 
이달 중순 예비입찰을 진행하는 이베이코리아의 향방도 국내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시장 점유율이 3%에서 15%로 올라 네이버·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후보군이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의 상장도 불이 붙었다. 그간 상장에 관해 유보적이었던 마켓컬리는 쿠팡 사례를 보고 연내 상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지난달 26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빅플레이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여 올해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몬과 11번가도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지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각사가 생존전략으로 합종연횡에 나서는 한편 대형 업체들의 자금력 등으로 승자독식 구조가 공고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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