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EV6 등장에 속 타는 테슬라…할인·재고떨이 나섰다
모델3 롱레인지 고객에 옵션변경 요청·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 할인
현대차·기아 전용 플랫폼 적용 전기차 출시 등 경쟁사 공세도 강화
2021-03-19 06:05:21 2021-03-19 06:05:2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가 최근 고객에게 옵션변경을 요청하거나 주요 기업 임직원 대상으로 할인을 해주는 등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인기 트림 재고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경쟁 차량이 대거 등장하면서 독보적인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사전계약자에게 옵션 변경을 제안하고 있다. 비인기 트림인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나 ‘퍼포먼스’ 트림으로 바꾸거나 색상 또는 휠을 변경하면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전계약자는 “지난달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화이트 차량을 계약했는데, 현재 시점에서 출고 시점이 불투명하고 색상을 미드나잇 실버 메탈릭이나 블랙으로 바꾸거나 또는 18인치 휠을 19인치로 바꾸면 이달말 인도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출고를 좀 더 기다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색상의 차량을 받기 위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른 사전계약자도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를 신청했는데, 옵션변경으로는 불가능하고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나 퍼포먼스 트림으로 해야 이달에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최근 일부 고객들에게 옵션변경을 요청했다. 모델3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또한 테슬라는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021년형 비인기 트림에 한해 7% 캐시백 행사를 진행했다. 구형 모델의 경우 일부 고객은 4.5% 추가할인을 받았다. 테슬라는 그동안 가격 정찰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할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인 이유로는 우선 모델3 롱레인지 트림에 주문이 쏠린 점이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달 12일 2021년형 모델3를 출시하면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 트림의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롱레인지는 647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인하했다. 게다가 환경부가 올해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정안에 따르면 차량가격이 60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100%를 받고 6000만~9000만원 미만은 50%만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롱레인지는 100% 구간에 포함됐다. 롱레인지의 1회충전 가능거리는 496km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383km), 퍼포먼스(480km)보다 앞선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에 따라 비인기 트림이나 특정 색상의 재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3의 경우 색상 또는 휠을 변경할 경우 추가금액이 발생한다. 출처/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화이트 모델을 계약한 고객이 미드나잇 실버나 블랙으로 바꾸면 128만6000원, 레드일 경우 257만1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18인치 휠을 19인치로 업그레이드하면 192만9000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경우에 따라 롱레인지에서 다른 트림으로 변경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고객은 차량을 빠른 시점에 인도받거나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에 소진될 것을 우려해 이를 감수하고 변경을 선택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슬라가 재고 떨이에 나섰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 일주일만에 3만5000대를 돌파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아도 지난 15일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EV6’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폭스바겐도 최근 2022년까지 27종의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 기반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테슬라가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추격이 본격화돠면서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몸을 낮추고 있었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하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테슬라가 혁신을 바탕으로 앞서나갔지만 혁신만으로 추격을 따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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