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빚은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이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받게 됐다. 이달 중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는 만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법무법인 태림은 지난달 31일 ‘이루다 개인정보유출 사건’의 피해자 254명을 대리해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개발사 스캐터랩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1인당 손해배상액은 80만원으로 산정해 청구했으며, 총 소송가액은 약 2억원이다.
AI챗봇 이루다 사진/스캐터랩
스캐터랩은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텍스트앳' 등으로 연인들 카톡 대화를 수집해 지난해 12월 챗봇 이루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이용자들 개인정보를 명확한 동의 없이 수집한 정황이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개인정보 관리 문제와 관련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태림은 스캐터랩이 △정보주체(이용자)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무단 이용한 점(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 △이용자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이유와 목적 등을 고지하지 않은 점(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이용자 대화내역에 포함된 민감정보(건강, 정치적견해 등)와 고유식별정보(주민번호)를 별도의 동의없이 보관한 점(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내지 제24조) 등이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스캐터랩이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용자의 동의없이 자사의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개발에 쓰이는 DB로 무단 전용됐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를 위반한 것이며 형사처벌의 사유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신상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에서의 대량개인정보수집과 그로 인한 다수의 피해사례와 관련해 최초의 선례를 남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지난 1월 스캐터랩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개인정보위의 조사결과는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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