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로 개인정보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이용자가 늘면서 정부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개발사인 스캐터랩이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보다 빠른 조치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민변은 18일 '연애의 과학' 이용자 A씨 명의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 침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I챗봇 이루다. 사진/스캐터랩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등 연애 분석 앱 이용자들이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로 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했다. 스캐터랩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제공·활용 동의를 소홀히 받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어 개인정보위 조사를 받고 있다.
A씨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스캐터랩이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개인정보위가 직권으로 스캐터랩의 정보 처리 행위를 정지해야 한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캐터랩 측이 계속해서 이용자 동의를 받아 새로운 기술 및 마케팅 개발에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 39조의 6에 따르면 적어도 1년의 기간동안 이용하지 않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파기 등 조치를 했어야 하는 데도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앱 서비스를 개발한 이래로 이용자 정보를 계속 불법 보유, 이용하고 있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했다. A씨 역시 6년 전에 '연애의 과학'을 썼는데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이루다에 쓰였다고 진술했다.
현재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이용자들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개인정보를 삭제해준다고 알리고 있다. 이에 대해 A씨와 시민단체 측은 "얼핏 스캐터랩이 취하는 개인정보의 삭제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으나, 여러 분쟁상황에 있는 개인정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실을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시도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인은 개인정보보호위가 직권으로 이에 대해 일시적인 처리정지 조치를 명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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