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웃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리셀'이 최근 MZ 세대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중소플랫폼과 대기업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상품들로 집객 효과를 노렸던 백화점 업계가 앞다퉈 중고 물건 판매에 나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숍 '스태디움 굿즈'를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에 개점했다. '스테디움 굿즈'에서는 '나이키 에어조던1' 등 일반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품들을 판매한다.
‘스태디움 굿즈’는 미국 최대 규모의 리셀링 슈즈 매장 중 하나로, 2019년에 영국 명품 패션 플랫폼인 파페치에 3000억원대 매각되며 미국 현지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스태디움 굿즈’와 해외 파트너 협약을 맺으며 국내 단독 판권을 갖고 ‘프레드시갈’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전개하고 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구하기 힘든 한정판 리셀링 스니커즈를 직접 신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며 "특히 남성 고객뿐 아니라 여성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도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한정판 스니커즈를 전시하고 재판매하는 매장인 브그즈트랩이 들어섰다. 신발 바닥에 붙은 QR코드를 찍으면 번개장터 앱에서 가격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국내외 사이트를 참고해 시세를 반영한 뒤 일주일 단위로 변동된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2월 재개장한 영등포점에 한정판 스니커즈 오프라인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을 선보였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가 한정된 수량으로 유명인과 협업해 내놓는 한정판 운동화는 구매 정가가 수십만원 대지만, 리셀 시장에서 수백만원이나 많게는 수천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또, 유명 연예인이 특정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노출되면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수량이 한정된 제품에 대한 구매 자격을 무작위 추첨을 통해 부여하는 '래플'도 새로운 소비 방식이 됐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아식스x앤더슨벨의 공식 래플에는 6시간 동안 3만 6000명이 응모했다.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리셀 시장은 연간 20조원에 이를만큼 커졌다. 특히 이 가운데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성장성이 큰 신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소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롯데, 무신사, 네이버, KT 등 대기업의 본격 참전했다. 특히 롯데쇼핑이 '중고나라'를 인수해 리셀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셀 시장은 성장성이 크고 독보적인 사업자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수익을 내는 시스템 구축이 어렵고 모조품 이슈 등에 휘말리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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