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 소속 정당에 소속된 청년 정치인들은 공정과 정의에 대해 진보진영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을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공정과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청년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는 대화와 실천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59%를 득표해 37.7%를 기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1.3%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오 당선인은 특히 20대 이하에선 55.3%(박 후보 34.1%), 30대에서는 56.5%(박 후보 38.7%)를 득표하는 등 지난해 총선 때와 비교해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해 총선 때만 해도 민주당에 압도적 표를 줬던 젊은 세대가 이번에는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재보궐선거 청년 표심에 대해 "앞으로는 정말로 바꿔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책자를 들고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2030세대의 이같은 표심은 부동산 집값 상승 문제와 선거 직전에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 투기 사건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점에서 2030세대의 분노를 크게 자극하는 일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보안 직원 직고용 전환으로 인한 '공정성 논란', 여권 인사들의 잇단 '부동산 내로남불' 문제 등도 '평등'을 중시하는 청년층이 민주당을 등지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정치인 전용기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가 잘못한 부분을 분석하기보다는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청년 표심을 이전처럼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눠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잘못한 것을 성찰하고 앞으로는 정말로 바꿔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봤다.
전 의원은 당의 청년 표심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잘못했던 부분을 자주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며 "청년들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앞으로는 그렇지 않도록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의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여당의 청년 득표율이 하락한 원인에 대해 "진보의 위선적인 모습이 청년 표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비대위원은 "중요한 것은 결국 진보와 보수 이념 보다는 오히려 진보 자신들이 표방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여줬던 것이 20, 30대의 마음을 떠나가게 한 것 아닌가 싶다"며 "공정이나 정의라는 면에서 (청년들이) 옛날보다 훨씬 더 예민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청년 지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정치 참여의 기회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비대위원은 "이번에 20, 30대 유세단을 할 때 굉장히 괜찮았다"며 "앞으로도 젊은 사람들에게 당에서 기회를 주고 메시지를 낼 수 있게 하고 어떤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기회를 주면 이들이 당의 전면으로 나서면서 20, 30대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메시지나 20, 30대를 위한 체질 개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9일 "진보의 위선적인 모습이 청년 표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김 비대위원이 지난해 3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박한나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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