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두환씨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본채의 압류에 대한 압류를 취소하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해당 부동산의 명의를 전씨로 회복하는 소송을 낸 후 추징할 방침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일 전씨가 재판의 집행에 관해 낸 이의신청 재항고 사건에서 연희동 자택의 본채와 정원에 대한 압류를 취소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전씨가 별채에 대한 압류를 유지하는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전씨의 추징금과 관련해 전씨와 부인 이순자씨, 며느리 이윤혜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본채와 별채, 이태원 빌라, 경기 오산시 토지 등 일부 부동산 압류에 대해 각각 이의신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지난해 11월20일 연희동 자택의 본채와 정원에 대한 압류를 취소하고, 별채에 대한 압류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자택 본채와 정원에 대해 "대통령 취임 전 취득하는 등 공무원범죄몰수법의 불법 재산 또는 이에서 유래한 재산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법리상 공무원범죄몰수법의 불법 재산이 아닌 차명 재산을 추징 판결에 기초해 직접 압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국가는 채권자 대위 소송에서 차명 재산임을 증명해 피고인 앞으로 소유자 명의를 회복한 다음 추징 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택 별채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처남이 불법 재산으로 별채를 취득했고, 피고인의 며느리는 불법 재산인 정황을 알면서 별채를 취득했다"면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박승환)와 전씨 측은 재판부에 각각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대상 부동산이 전씨가 실제로 소유한 차명 재산이란 판단하에 전씨를 대위해 부동산 소유 명의자들을 상대로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서부지법에서 인용 결정을 받아 지난 8일 가처분 등기를 완료했다. 가처분 결정 대상은 자택 본채와 정원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집행이의 사건이 종료됨에 따라 검찰은 향후 가처분에 기해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제기해 전씨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추징금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특정범죄가중법(뇌물)·내란·반란수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씨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전씨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아 검찰이 환수를 진행하고 있다. 전씨가 미납한 추징금은 총 2205억원 중 약 991억원이 남아 있다.
지난해 11월30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전두환씨가 5·18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재판을 받은 후 부인 이순자와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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