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한 번에 한 집 배달만 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에 나선다.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배민도 비슷한 서비스로 맞대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속도’를 무기로 한 배달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6월 1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서 단건 배달을 하는 ‘배민1’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민은 12일 오전부터 사업주를 대상으로 배민1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배민 관계자는 “단건 배달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도 이용자들에게 조금더 따뜻한 음식을 배달하는 단건 배달 위주의 서비스를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달라이더가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단건 배달은 묶음 배송과 비교해 배송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5월부터 일찌감치 단건 배달 서비스를 펼쳐온 쿠팡이츠는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며 고객 수요를 끌어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서울, 부산, 광주 등 주요 광역시로 단건배달 서비스 권역을 넓혀나가 현재 1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강남 주요 지역에서는 쿠팡이츠 주문건수가 배민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지난 9월까지 한자리수 점유율에서 큰 폭의 상승을 보인 비결은 단건배달이다. 한건을 바로 배달해 따뜻한 음식을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이 통한 것이다. 다만 단건배달은 배달비 부담이 커지고, 배달기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적어 라이더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쿠팡이츠는 단건배달을 꺼리는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주문이 몰리는 피크타임 때에는 음식값을 웃도는 배달비를 지급하는 등 라이더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벌이기도 했다.
배민 역시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45분 안에 배달해 주는 '번쩍배달'과 맛집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배민라이더스'로 단건 배달을 일부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의 공세가 지속되자 배민1이라는 서비스를 내세워 단건배달 서비스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이에 따라 기존 배민라이더스는 배민1 서비스가 출시되는 6월부터 배민원 서비스로 이전돼 시행된다.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경우 음식점주들은 중개 이용료로 주문금액의 12%를 내고, 또 배달비 6000원 중 일부를 소비자와 함께 감당해야 한다. 배민 측은 점주들의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이끌고자 건당 중개 수수료 1000원, 결제 수수료 3%, 배달료 5000원의 할인된 가격의 프로모션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금액은 현재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업계 2위인 요기요의 경우 아직까지 단건배달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배달 시간을 20분으로 단축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통한 서비스를 펼쳐오고 있는 요기요는 기존 그대로 시스템을 최적화한 AI기술을 통한 배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비슷한 동선과 시간일 때는 여러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단건 배달로 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우리는 AI배차 시스템이 잘돼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맞춤형 배달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의 속도와 품질을 좌우하는 단건배달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배달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단건배달 비중을 늘리고 있다”면서 "특히 쿠팡은 지난달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했고, 배민도 독일 플랫폼기업 딜리버리히어로라는 든든한 우군 지원에 힘입어 양사간 '쩐의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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