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 들어 박스권을 횡보한 코스피가 전곡점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지수 하락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의 표정은 어둡다. 지난 석달간의 조정기를 겪으면서 코스피가 또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빗나간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169억원 순매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곱버스 ETF는 개미들의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순매수 1위와 2위에는 각각
카카오(035720),
롯데케미칼(011170)이 올랐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지수를 반대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다. 코스피200이 1%내릴 때 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대로 지수가 1%오르면 2%의 손실을 보게된다. 이 때문에 곱버스를 매수하는 것은 그만큼 지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개미들이 지수하락에 베팅했지만 곱버스 ETF가 추종하는 코스피200 지수는 종가기준 역사적 고점(437포인트)을 향하고 있다. 지난 1일 415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200은 16일 432포인트까지 오르며 4.09%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예측이 빗나가면서 곱버스에 투자한 개미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가격은 4월들어 7.60%하락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이달 KODEX 레버리지 ETF를 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이달 KODEX 레버리지를 총 1273억원 순매수했는데,
삼성SDI(006400),
삼성물산(028260)에 이어 기관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KODEX 레버리지는 총 8.18% 상승했다.
현재까진 지수 상승에 베팅한 기관의 판단이 옳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지수의 변동성을 키우던 금리 상승이 안정됐고, 주요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코스피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증시 변동성에 따른 손실 위험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곱버스의 경우 지수가 상승 후 다시 하락하더라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인 ‘마이너스 복리효과’ 때문으로, 레버리지 상품은 일별 수익률이 복리로 가산된다. 지수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장세에선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가산 복리 수익률이 곱버스 수익률을 앞지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곱버스 등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다가 처음 투자 당시와 같은 수준을 유지해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장기투자를 할 경우 복리 효과로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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