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가정의 달 대목을 맞아 어린이보험 유치 경쟁에 나섰다. 보장성을 강화하고 보험료를 낮추면서 영업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001450)은 이달 어린이보험 질병수술 가입금액을 20만원씩 상향했다. 20세 이하는 기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30세 이하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각각 보장을 높였다.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3년 이상 현대해상 유지 고객이 신규로 가입할 경우 1년간 보험료를 5.5% 할인해준다. 각종 상담과 계약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어린이보험 전용 콜센터도 업계 최초로 개설했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은 어린이보험 심장·뇌혈관질환의 진단비를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상향했다. 유사암 가입금액은 전연령으로 2000만원, 항암양성자방사선치료비는 최대 3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메리츠화재(000060)는 태아보험의 출생 후 보험료를 20% 인하키로 했다. 로타바이러스, 수두·수족구 등을 연간 1회한에 보장하는 특정 9대 감염병진단비 담보도 신설했다. 또 질병으로 인한 학업중단교육지원비를 지급한다.
신상품 출시도 활발하다. 신한생명은 지난달 질병·사고 등 생애주기별로 보장하는 어린이보험을 출시했다. 기납입 보험료와 이후 납입할 보험료를 합쳐 진단금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특약을 탑재했다.
삼성생명(032830)은 계약 만기 시에 결혼 자금이나 대학 입학 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기축하금'을 지급하는 어린이보험을 선보였다.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에 독감 항바이러스제 치료비도 보장한다. 성장판 지원 검사 등을 포함한 성장케어를 부가서비스로 제공한다.
동양생명(082640)은 암 발생 위험을 가입 첫날부터 보장하는 어린이보험을 내놨다. 뇌암 혹은 백혈병으로 진단이 확정되면 2억원의 진단비를 지급한다. 유방암·위암·대장암은 1억원을 보장한다. 3년간 어린이와 엄마를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고객층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태아부터 2030고객층까지 공략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근 출시된 어린이보험은 30세 미만까지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 대부분이라 일명 '어른이보험'으로 불린다. 성인 보험 대비 보장성이 좋고 보험료는 낮아 2030세대의 고객 선호도가 높다.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어린이보험 비대면 판매 건수는 전년 동기 보다 약 11% 이상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주로 부모가 가입해 주기 때문에 상품 해지율도 낮은 편이다. 보험금을 의도적으로 타낼 목적으로 가입하는 도덕적 해이 우려도 적다는 평가다. 보험사는 어린이보험을 통해 자녀와 부모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 또한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부모들도 자녀를 위한 보험가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어린이보험은 일반 성인보험 보다 특정 보장 가입금액이 크기 때문에 성인도 연령만 맞으면 어린이보험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가정의 달 대목을 맞아 어린이보험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경기도 수원시 보육원 시설에서 어린이들이 잔디밭을 뛰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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