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청와대에 여당 의원들이 휘둘리는 것을 바꾸고, 당 중심이 되는 대선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 임기 1년을 앞두고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일각에선 국정 주도권을 두고 당·청 갈등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 및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당 재선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송 대표는 지난 2018년 8월 당 워크숍에서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주도성장과 문재인정부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한 것을 겨냥해 "국회의원 180여 명을 놓고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의하듯 하는 것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의원들이 대통령실장을 앞에 놓고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도 당·청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쏟아냈고, 송 대표는 이를 열심히 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수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하나하나 따지지 않은 탓에 당이 청와대 정책을 수행하기 바빴다"고 회고했다. 조응천 의원도 "민주당에 그간 '민주'가 없었다"면서 노선 수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위성곤 의원은 문 대통령의 강경지지층인 소위 '문파'의 문자폭탄에 시달린 초선 의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고, 김병욱 의원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러한 당 내 목소리는 오는 14일 문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송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신임 지도부와 만나 남은 임기 1년 동안의 국정 운영 방향과 당청 관계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은 문 대통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한 기한이다. 후보자들의 거취 문제 역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재선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청와대에 여당 의원들이 휘둘리는 것을 바꾸고, 당 중심이 되는 대선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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