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게임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지식재산권(IP), 블록체인, 메타버스를 지목했다. 콘텐츠 파워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유명 IP 기반의 게임을 확대해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게임을 접목해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게임 산업에서 IP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잘 키운 IP 하나 열 게임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공 경험이 있는 IP 하나만 있으면 이를 기반으로 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1분기 실적 시즌에서도 증명됐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신작 부재 속 인건비 등 비용 증가 영향에 줄줄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웹젠(069080)과
위메이드(112040)가 두각을 나타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핵심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웹젠은 '뮤 아크엔젤', '뮤 오리진' 등 대표 IP '뮤' 기반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하반기 선보인 'R2' IP 기반 'R2M' 매출은 1000% 이상 급증했다. 위메이드도 '미르4'가 안정적 서비스와 운영을 바탕으로 전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1분기 부진한 경영 성적을 낸 곳들도 핵심 IP 기반 신작들을 연달아 선보이며 반등을 노린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이달 말 '트릭스터M'을, 상반기 중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한다. 사전예약 등을 통한 이용자의 게임 반응은 회사 내부 기대치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 자산인 IP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기존 IP들의 대중성, 글로벌화 등의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게임과 웹소설, 웹툰 등을 꾸준히 출시, 서머너즈 워 세계관을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사진/컴투스
컴투스(078340)는 지난달 말 전세계 동시 론칭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 순항 중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 기반의 3번째 작품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연내 공개, 내년에는 매출 1조원 달성도 노린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까지 3개의 작품이 각기 다른 장르인 만큼, 회사는 상호간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 없이 이용자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컴투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머너즈 워 IP를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주하는 방안도 시도 중이다. 이를 통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서머너즈 워의 IP 가치를 높이고 이를 방송, 공연, 전시 등으로 확대해 히트시키는 싱글 IP 멀티 콘텐츠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며 "콘텐츠 밸류체인을 근간으로 신규 IP를 발굴하고 기존 IP 가치를 배가하는 사업의 선순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달 말에는 미국에서 코믹스 시리즈 '서머너즈 워: 레거시' 정규 에디션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설립한 '정글스튜디오'를 통해 서머너즈 워 기반 웹툰도 제작하기로 했다. 해당 작품은 내년 1분기 연재를 목표로 한다.
가상자산과 메타버스 등 신기술 영역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3년 전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하며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위믹스 토큰'을 발행했다. 위믹스 토큰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돼 있으며, 원화나 비트코인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게임이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가상자산이 가치를 인정받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위메이드는 이 거대한 변화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위믹스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출시를 지속하는 동시에 '미르4'의 글로벌 버전은 대체불가토큰(NFT) 기반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올 한해 동안 지금까지 살아남고 지속 가능한 가상자산회사 100개에 투자할 것"이라며 "위믹스 기반 게임 출시와 생태계 투자를 통해 가치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게임빌은 코인원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시작으로 전사적 차원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용국 게임빌 대표는 "블록체인과 게임 산업은 접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보다 확장된 게임 경제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제도적 부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외를 잘 살펴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미래 사업이 있다"며 "디지털 경제에 맞는 신규 사업에서도 새로운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펄어비스(263750)는 첫 번째 메타버스 게임 '도깨비'를 통해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색다른 게임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메타버스 게임은 현실같은 가상세계를 구현해 게임 안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통해 문화체험, 소셜라이빙, 경제 소비 등을 모두 할 수 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이사는 "메타버스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간의 MMO 게임 개발 역량과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퀄리티 게임을 출시, 이용자들에게 기존 게임 이상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도깨비는 내년 중 론칭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연내 보다 상세한 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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