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전동킥보드, 헬멧 갖고 다니라면 안타죠"
개정법 시행 첫날 10명중 8명은 미착용
법 개정 사실도 모르는 시민 적지 않아
경찰 "당분간 홍보+지도단속 병행 계속"
2021-05-14 03:00:00 2021-05-14 03: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이동 편리하라고 전동킥보드 타는데, 헬멧을 들고 다니면서 타라고 하면 안타죠."
 
13일 새로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전동킥보드 등의 이용규제가 강화됐다. 다음달 12일까지 계도기간이다. 규제 첫날, 헬멧 착용 등 법규를 잘 지키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법 개정 조차 모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광화문역 신호등에서 만난 직장인 A씨(44·남)는 헬멧을 착용하고 전동킥보드를 끌고 있었다. 
 
A씨는 "(자택) 종로 3가역에서 (직장)광화문역까지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닌다. 법이 개정된다고 해서 헬멧을 장만했다"며 "조금 불편하지만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헬멧을 잘 착용하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PM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최고시속 25km 미만, 차체중량 30kg 미만인 탈 것으로 전동킥보드와 전동이륜평행차, 전기자전거가 해당된다.
 
13일 광화문 인근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는 시민. 사진/표진수기자
 
하지만 아직 법 개정에 대한 홍보가 덜 된 영향인지, 안전모를 쓰지 않은채 전동킥보드를 타는 일부 시민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오전 9시30분쯤 을지로입구역 횡단보도에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시민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서 있었다. 기자가 B씨에게 다가가 "오늘부터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을 알고 있냐"고 묻자 "전동킥보드 관련 법이 새로 개정 됐는지 몰랐다. 그럼 타고 가면 안되겠네요. 감사합니다"라고 하며 횡단보도에 전동킥보드를 정차하고 그대로 걸어가기도 했다.
 
새로운 개정안에 따르면 △무면허 운전시 (범칙금 10만원) △어린이 운전시 보호자 (10만원 이하 과태료) △인명 보호장구 미착용시 (범칙금 2만원) △승차정원 초과 탑승시 범칙금 (4만원) △음주운전시 범칙금 (10만원) △측정불응 시 (범칙금 13만원)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정차된 전동킥보드. 사진/표진수기자
 
서울경찰청은 오후 1시쯤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 계도기간이기는 하지만 홍익대학교 인근은 젊은층들이 전동킥보드를 자주 애용하기 때문에 홍보를 하겠다는 의도로 단속에 나섰다.
 
한태동 마포경찰서 교통과장은 "전동킥보드로 인해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때문에 단속의 필요성이 대두가 됐었다"며 "이번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으로 대국민 홍보와 지도 단속을 병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단속을 벌이자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전동킥보드 이용자와 타지 말아야 할 신호등·도보에서 전동킥보드 이용객들이 곳곳에서 적발됐다. 전동킥보드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착용하지 않았다.
 
경찰 단속에 걸린 시민 C씨는 "계도기간인지 몰랐다. 홍보가 되지 않아 잘 모르고 있었다"며 "다음부터 주의해서 헬멧을 꼭 착용하고 타겠다"고 말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문다는 이야기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있었다. 시민 D씨는 "헬멧을 착용하라고 하면 써야 하겠지만, 이동이 편리하라고 타는 전동킥보드를 굳이 헬멧을 들고다니면서  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도 공용 헬멧을 착용하기 꺼려하는 경우가 사실이다"라며 "최근 새로 보급되는 전동킥보드의 경우 헬멧이 부착돼서 나온다. 다만 앞으로도 (헬멧 착용 이행 방안에 대해)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경찰이 헬멧 미착용 등 위반 단속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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