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지역 소재 2금융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방 업체의 경우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반면 모바일 경쟁력이 취약해 고객 이탈 양상이 큰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의 지역 점포에서 8~10%대 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새마을금고에서는 대구에 위치한 지점을 중심으로 연 8% 정기적금 상품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명덕새마을금고가 대표적이다. 대구 남구에 소재한 명덕새마을금고에선 이달 연이율 8%의 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공제(보험) 가입 조건이며 가입 기간은 1년이다. 월납입금은 50만원 이내다.
대구에 위치한 구일새마을금고, 평리새마을금고, 서울 소재 갈현동새마을금고도 연 8% 적금 특판을 시행한다. 이들 상품 역시 공제에 가입해야 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10%대 정기적금 상품으로 맞불을 놨다. IBK·고려·대백·더케이·동원제일·드림·머스트삼일·민국·예가람·오성·우리·조흥·진주·키움·키움예스·평택 등 16개사는 오는 7월2일까지 연 10%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한다. 최대 금리를 얻기 위해선 SB톡톡+ 앱에서 오픈뱅킹 서비스에 가입하고 1년간 만기를 유지해야 한다. 롯데카드를 신규 발급해 3개월간 누적 3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하는 조건도 붙는다.
저축은행에서 특판 상품을 선보인 곳도 지방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업체별 영업구역을 보면 부산·경남 지역에 소재한 곳이 6곳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경북·강원은 4곳, 서울 4곳, 인천·경기 2곳 등이었다. 반면 자산 기준 상위 10위인 업체 중에선 아무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역 소재 업체들이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오픈뱅킹이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 오픈뱅킹은 한 금융기관 앱에서 타사 계좌 조회 및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예컨대 새마을금고 모바일뱅킹 앱에서도 저축은행 계좌로 자금을 편리하게 보낼 수 있다. 자금 이동이 쉬워진 만큼 금융사들은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데 이전보다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지방 업체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방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이 취약해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등 신규 서비스가 상위 업체에 선제적으로 도입되면 이 같은 양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방에서는 기업금융 대비 소매금융 비중이 높아 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최근에는 오프라인 창구보다 디지털금융 모바일 앱에 대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특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주식, 가상화폐 등 대체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궁극적으로 예금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출 영업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뱅킹 서비스 개시로 수도권 상위 업체로 고객 쏠림 현상이 우려되자 지역 업체들이 특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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