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비롯해 부가서비스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내달부터 코리아세븐에서 운영하는 ATM과 현금지급기(CD) 기기에서 현금서비스 이용 시 수수료를 1000원으로 인상한다. 현재는 영업시간 내 800원, 그 외에는 900원을 부과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해마다 ATM 이용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4월에도 효성티앤에스와 한네트가 운영하는 ATM·CD 이용 수수료를 기존 800~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신한·국민카드도 2020년 한국전자금융이 운영하는 ATM 수수료를 1000원으로 높였다.
부가서비스 가격도 인상 추세다. 신한카드는 구독 서비스 중 하나인 '디저트Pick'의 서비스 월 이용료를 오는 3월부터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인상한다. 디저트Pick은 월 이용료를 내면 베이커리 및 커피, 편의점 이용권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혜택을 줄이는 곳도 있다. 삼성카드는 신세계 제휴 삼성카드에 탑재된 알라딘 3% 청구할인 서비스를 오는 3월말까지만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연이어 이용료를 인상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우선 ATM 수수료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이용자가 줄었고, 그에 따라 운영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요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가서비스는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인상되거나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최근 서비스 이용료는 높아지는 반면 카드 혜택은 계속 축소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당분간 카드사들의 가격 인상 정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정부 규제로 늘어난 비용을 카드사 자체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실제 올해부터 영세·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는 최대 0.3%p인하됐다. 법정 최고금리 상한도 지난해부터 24%에서 20%로 내려갔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대출 총량규제로 대출 사업이 위축된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가 인하돼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카드사가 모든 가격 인상분을 보전하는 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비용 부담 상승을 이유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과 부가서비스 가격을 연이어 인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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