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빅테크에 밀린 카드사…휴면카드 1000만장 육박
지난해 말 휴면카드수 960만장
전년보다 110만장 증가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 확산에 타격
자동해지 규정 폐지도 영향
2022-02-10 06:00:00 2022-02-10 08:55:3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가 올해 1000만장을 넘어설 전망이다.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데다, 간편결제 이용이 늘면서 신용카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고객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휴면카드수는 9607000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0만장 증가했다. 올해도 비슷한 증감세를 보일 경우 100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카드였다. 1672000장을 기록해 전년보다 6.6% 증가했다. 뒤이어 국민카드가 1579000장으로 11.6% 늘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1408000, 1343000장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전년보다 20.0%, 신한카드는 17.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밖에 삼성카드 1169000(1.8%↑) 우리카드 1095000(11.4%) 하나카드 985000(12.6%) 비씨카드 356000(10.9%) 등으로 확인됐다.
 
총발급카드 수 대비 휴면카드 비중이 높은 곳은 비씨카드로 36.8%의 비율을 나타냈다. 10개 중 3.5개의 카드가 실질적인 사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비씨카드는 지난해 자체카드 발급에 주력하면서 비율이 10%p 이상 감소했다. 삼성카드도 전년보다 0.25%p 하락한 7.7%의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휴면카드수 비중이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 14.5% △하나 12.6% △우리 11.4% △국민 10.2% △현대 8.5% △신한 6.6% 등의 비율을 보였다.
 
카드사 전반에서 휴면카드가 증가한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반영됐다. 우선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게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카드 해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205월부터 유효기간 5년 내 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휴면카드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휴면카드가 증가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네이버 등 빅테크 간편결제 사용이 확산하면서 타격을 입혔다. 코로나 장기화로 온라인 간편결제 사용이 늘었고, 그 여파로 신용카드 사용이 둔화한 것이다. 아울러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에서 카드 발급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면서 초기 혜택만 누리고 갈아타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데이터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경쟁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상품 개발 단계에서 사용 충성도가 높은 카드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을 세분화해 특화된 상품을 선보이는 마이크로 타깃팅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이 확산하면서 1년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수가 올해 1000만장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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