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대북특별대표로 발탁된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현직인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겸직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성 김의 겸직이 자칫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해당 겸직이 이례적인 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대변인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성 김 대사가 당분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외 기존 인도네시아 대사직을 함께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아직 공석으로 남아있는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을 포함해 외교 정책 중심에 인권을 두기로 약속했다"며 "북한인권특사직 임명이 법적 요구 사항이지만 현재로선 발표할 인사 소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성 김 대사의 대북특별대표 겸직에 대해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RFA에 "미북대화 재개를 통한 비핵화 협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대북특별대표의 겸직은 자칫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등 북한 문제에 심각(serious)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도 26일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인도네시아 대사도 겸직한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에 그다지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26일 RFA에 성 김 대사의 대북특별대표직 겸임은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을 겸직한 사실이 있고, 크리스토퍼 힐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함께 맡는 등 대북특별대표의 겸직은 이례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다.
다만 자누지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미국 간 물리적 거리가 우려된다"면서도 이 문제 역시 "이미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착된 원거리 소통 방법으로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 김(오른쪽)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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