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한 기원설' 재부상…트럼프에 백악관까지 합류
트럼프 주장에 백악관 "독립조사 필요한 사안"
파우치까지 합류…"코로나19 자연 발생 확신 없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전혀 사실 아니다" 반박
2021-05-26 16:02:08 2021-05-26 16:05:04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기원을 놓고 '중국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다시 들추고 있어 주목된다. 우한연구소 기원설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제기됐으나, 근거없는 음모론으로 일단락 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이 가설을 근거없이 부인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미중간 대립이 또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도덜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빼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아주아주 적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폭스뉴스 프로그램에서 코로나19의 우한 유출설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그들이 바이러스를 은폐했음을 확실히 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증거가 실험실 유출설과 일치한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앞서 지난 23일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의 단초가 됐다. WSJ는 WIV 연구원 3명이 2019년 11월 이상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존재가 드러나기 직전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같은 팀 연구원들이 동시에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 갔다는 건 의미심장하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변화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코로나19 기원을 파악하기 위한 독립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원에 대한 결론을 내기에 충분한 정보가 없다"며 "자료와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지난 11일 팩트체크 행사인 '유나이티드 팩트 오브 아메리카'에서 "여전히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확신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사실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파우치 소장은 "나는 그것(코로나19 자연발생)에 대해 확신이 없다. 나는 우리 능력이 허용하는 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가 찾아낼 때까지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과거 야당 시절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 우한연구소 기원설'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주장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까지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에 힘을 실으면서 중국 정부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아팠다는 보고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첫 확진자 발병 시점이 2019년 12월8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국 정부는 같은 해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이 집단 발병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WHO 전문가들은 WIV 유출설에 선을 긋고 있다.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중국에서 조사를 벌인 뒤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누출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바이러스연구소 내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 전경.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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