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1일 "직접수사는 필요 최소한으로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오수 총장은 "사건 접수와 수사, 기소 여부 결정, 공소 유지와 형 집행, 열람·등사 등 민원 사무, 피해자 지원 등 모든 검찰 업무를 '조직 편의' 위주에서 '국민 중심'으로 대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우선 우리는 개별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고소·고발인 등 관련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국민 중심으로 수사하고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며 "특히 수사를 시작으로 공소 제기와 재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사건 관계인에게는 마치 의사로부터 암 진단을 통보받는 것처럼 중요하고, 형사 절차에서 벗어날 때까지 장시간이 소요돼 소송 비용과 정신적 고통이 수반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따라서 송치 사건, 항고 사건을 포함한 모든 사건의 처리, 구형과 항소, 상고 등의 결정에서 당사자의 변소나 개별 사정, 피해자 입장을 고려치 않은 채 형식적·기계적으로 처리하거나 결정하지 않도록 유념하자"며 "아울러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처럼 신속한 사건 처리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덧붙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찰이 수사에 있어 더 큰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받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중요한 소임인 국민의 인권 보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 통제를 강화하도록 노력하자"며 "국민이 반부패 대응 역량 유지를 위해 우리에게 남겨주신 6대 중요 범죄 등에 대한 직접수사는 필요 최소한으로 절제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필요에 의해 직접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과도한 수사에 따른 폐해는 경계해야 하고, 사건 관계인이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반복되는 안타까운 상황은 단절돼야 한다"며 "수사에서 인권을 먼저 생각하고, 강제수사는 최소화하며, 임의수사 위주의 절제된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 총장은 "검찰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업무 수행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커다란 영향력과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특히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러한 논란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는 모든 사건에 대해 사회적 능력과 신분과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된 것은 그동안의 업무 수행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시대의 변화요구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러분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그동안 검찰은 범죄와의 전쟁, 부정부패 척결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과도한 권한 행사, 조직 이기주의, 불공정성' 등 논란이 불식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려면 국민이 헌법과 법률을 통해 우리에게 부여해 주신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도 개혁에 따라 새롭게 변화된 형사사법 제도를 하루빨리 안착시켜 국민을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이날 취임식을 위해 대검에 처음 출근하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시 검사가 됐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합니다만, 해야 할 일과 국민을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론될 때부터 제기된 중립성 논란에 대해서는 "검사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당연히 일해야 하는 것"이라며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안 수사 지휘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받지 않았지만, 하나씩 하나씩 검찰 구성원들을 믿으며 자율과 책임 원칙하에 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만나는 일정에 대해서는 "임명장 받았으니 장관께 인사드리러 가는 것"이라며 "인사와 관련해서는 따로 충분히 말할 기회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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