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분류' 약속 안 지켜...일부 근로자들은 합의 조차 몰라"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택배기사들이 과로사하자 택배회사들이 내놓았던 택배분류합의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노동조합이 없는 터미널 노동자들은 합의 조차 모르고 있었다.

 

진보당과 택배노조 등으로 이뤄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점검단)'은 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택배노동자는 여전히 과로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 택배노조와 택배사, 국토교통부 등이 참가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택배회사의 책임 등을 명시한 1차 사회적 합의를 한 바 있다.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자 점검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14회에 걸쳐 전국 16개 시도 택배터미널을 방문해 과로사 방지 대책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했다.

 

하지만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 대책으로 내놓았던 '분류인력 투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를 투입하더라도 그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점검단은 "택배터미널이 현장 모습을 감추기 위해 출입을 막고 경찰을 부르기도 했으며, 관리자들을 동원해 물리력으로 내쫓기도 했다"며 "노조가 없는 터미널은 더욱 방해가 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 결과를 모르는 노동자들도 있었고, 합의 내용을 궁금해하는 노동자들에게 택배회사가 '몰라도 된다'며 알려주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 초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2차 사회적 합의를 앞두고 있다"며 "여전히 택배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정부와 택배사를 규탄하고,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진보당·택배노조 등이 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 활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표진수기자

표진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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