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 '재외국민 2세' 지위 상실 조항 합헌"
2021-06-06 09:00:00 2021-06-06 09: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도 본인이 18세 이후 통틀어 3년 넘게 국내에 체재한 경우 예외 없이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하도록 정한 개정 병역법 시행령 128조 7항 2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1993년 12월31일 이전 외국에서 출생한 재외국민 2세 A씨 등이 "심판대상 조항은 헌법상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2011년 11월23일 개정된 시행령은 재외국민 2세가 18세 이후 통틀어 3년 넘게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하도록 규정하면서 1994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부터 이 규정을 적용받도록 정했다. 
 
그러나 2018년 5월28일 시행령이 또 한번 개정되면서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도 3년 넘게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잃게 됐고, 국내 체재기간은 개정령 시행일인 2018년 5월29일 이후 국내에 체재한 기간부터 기산하도록 정해졌다.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하면 병역의무 연기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돼 영리활동과 체류기간에 제한을 받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취득하더라도 그 즉시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38세에 이르기까지 병역의무의 이행이 연기될 뿐"이라며 "38세에 도달해 병역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국외여행 허가가 취소돼 병역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와 1994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재외국민 2세는 병역의무 이행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며 "두 집단을 동일하게 취급해 출생년도와 상관없이 '3년을 초과한 국내 체재'라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재외국민 2세 특례의 적용을 배제해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 중에는 재외국민 2세 지위가 유지될 것으로 신뢰하고 국내에 생활의 기반을 형성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2011년 11월23일 재외국민 2세 지위 상실 조항을 신설할 당시 1993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에 대해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또 다른 특례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한 특례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청구인들의 신뢰가 합리적인 기대에 해당한다거나 보호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단지 출생년도만을 기준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특례를 인정해 해당 집단이 이러한 특례를 악용하거나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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