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일본 독도 표시 문제 중재 요청 거부 등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외교적 해결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림픽 보이콧'이라는 극단적인 대응 방안 대신 국내 IOC 위원을 통해 중재 요청을 지속하고 일본 정부에는 물밑에서 독도 표시 시정을 요구하며 우리의 항의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제임스 매클리오드 IOC 올림픽연대국장 명의로 작성된 답변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독도 표기는 단지 지정학적인 표시일 뿐 정치적 선전은 아니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며 독도 표시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최근 독도 침탈 야욕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독도 표시에 이어 자위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회의 위협 요소로 부각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됐다. 일본 통합막료감부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홍보 동영상 초반에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위협 요소 중 하나로 독도 위치에 '영토 문제'로 표시했다.
정부는 IOC와 일본의 행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10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는 IOC 헌장에 따라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한다"며 IOC에 중재 촉구 서한을 다시 보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IOC가 한반도기에 독도 삭제를 요청한 일도 서한에 언급해 정치적 중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본의 시정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IOC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 노력 필요하다는 주장에 따라 문체부 장관 명의의 서한 외에도 관계 기관 공동 항의 서한 발송, 국내 IOC 위원을 통한 설득 등 추가 대응이 예상된다. 다만 일본이 독도 표시 지도를 수정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 참가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한일 문제 전문가들도 독도 표시 문제와 관련해 IOC의 태도가 평창 올림픽 때와 비교해 달라진 데 대한 정부의 비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분쟁화 시킬 일은 아니지만 IOC의 태도 자체가 달라진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IOC의) 해명을 요구하는 정도로 (정부가)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무를 담당하는 한일 외교 당국 관계자들이 논의를 지속하며 외교적 해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연구위원은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고 하는 것 보다는 외교적으로 먼저 해결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 다음 순으로 가야 한다"며 "실무선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대사관 측에 항의를 하고 본부로 이야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그러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본의 독도 표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론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할수록 정부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일본 정부가 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정부의 입장은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다.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본 독도 표시 문제와 외교적 해결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서한 보내기 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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