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막다가 치아 손상…"'지대치 후유증' 치료도 국가가 지원해야"
2021-06-14 10:23:50 2021-06-14 10:26:5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전두환 정권 시절 시위를 막다가 치아를 다친 국가유공자에 대해 국가가 다친 치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위해 뽑은 '지대치' 임플란트 비용도 지원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률구종단에 따르면, 대구지법 행정1단독 최서은 판사는 의무경찰 복무 중 치아를 다친 A씨가 대구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추가상이처 인정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최근 A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군 직무수행 도중 최초 상이를 입고 그로 인해 브리지 시술을 받은 이상 추가 상이 역시 군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피고가 원고의 추가상이에 관해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다고 본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1987년 2월 전주역 앞 광장에서 열린 당시 모 대통령 후보 유세 경비 도중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과 돌에 얼굴을 맞아 치아 5개를 뽑아내는 상해를 입었다. 사고 직후 A씨는 다친 치아를 치료하는 보철(브리지)시술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치아 6개를 지대치가 사용됐다.
 
A씨는 2002년 국가유공자 신청을 통해 직접 다친 치아 5개에 대해 7급 공상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지대치들 치주염이 심해져 임플란트 시술이 불가피해진 A씨는 보훈병원을 찾았으나 병원 측은 "공상으로 인정받은 치아 이외에 지대치로 사용한 6개의 치아에 대해서는 치료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보훈청 역시 A씨의 지대치에서 발병한 만성치주염은 성인 남성의 약 40%가 앓는 질환으로, A씨가 개인적인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가 직접 상해를 당한 치아 치료에 의한 후유증이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청사. 사진/대구지법 홈페이지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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