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상습절도 1회, 절도 2회로 징역형을 받은 후 또다시 물건을 훔쳐 기소됐다면 상습절도 전과도 특정범죄가중법 규정에서 정한 징역형에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습절도죄의 전과를 이 사건 처벌 규정에서 정한 '징역형'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단순절도죄의 전력이 3번인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으로 가중처벌을 받지만, 3번의 절도 전력 중 상습절도의 전력이 있는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단순절도죄로 처벌받게 되는 데에 그치는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특정범죄가중법의 목적, 이 사건 처벌 규정과 형법 332조의 내용, 처벌의 불균형 등에 비춰 보면 '징역형'에는 절도의 습벽이 인정돼 형법 329조부터 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의 형보다 가중처벌되는 형법 332조의 상습절도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사건 상습절도 전과의 범죄사실 중 상습절도 부분은 피고인이 상습으로 2014년 2월과 2015년 2월 피해자들의 재물을 절취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적용 법조는 형법 332조, 329조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이 법리에 비춰 볼 때 이 사건 상습절도 전과는 형법 329조의 죄로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3월8일 지하철 2호선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B씨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미 A씨는 2015년 7월 상습절도죄로 징역 1년, 2016년 11월 절도죄로 징역 1년, 2019년 6월 절도죄로 징역 1년2개월을 각각 선고받아 복역하는 등 전과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혐의에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을 적용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미 동종 범죄로 수회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누범 기간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절취한 물품을 처분했고, 피해자에 대한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제시했다.
2심은 직권으로 특정범죄가중법이 아닌 형법상 단순절도죄로 의율해 1심을 깨고,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2회 절도죄 전과가 특정범죄가중법 처벌 규정이 정하는 '3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서의 '징역형'에 해당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나, 상습절도죄 전과는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법 329조부터 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는 특정범죄가중법 처벌 규정에서 직접 구성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범죄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그런데도 이 사건 처벌 규정의 문언상 포함되지 않은 형법 332조의 상습절도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의 가능한 해석의 범위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사가 상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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