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범죄 피해로 국가에서 구조금을 받는 대상자가 과실범죄 피해자까지 확대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구조금 지급 대상자를 기존 고의범죄 피해자에서 과실범죄 피해자로 확대하기 위해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5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구조금 지급 범위를 현행 '생명·신체를 해치는 고의범죄 피해'에서 '생명·신체를 해치는 과실범죄 피해'까지 확대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 실화 등의 피해자도 구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피해자가 가해자 측이 가입한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책임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 구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개정안 시행으로 구조금 지급이 확대되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1309건에 불과했던 지원 대상이 2998건으로 늘어난다.
현행 범죄피해자보호법은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하는 고의범죄로 인해 사망, 장해,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 또는 그 유족'을 범죄피해자 구조금의 지급 대상으로 정하면서도 과실범죄 피해자는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피해구조금은 범죄 피해자와 유족의 생활 보장이란 복지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해자가 고의범인지 과실범인지 여부가 아닌 피해자가 처한 상황에 초점을 맞춰 구조금을 지급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국가의 구조를 받을 범죄 피해자의 권리에 대해 규정하면서 고의범죄와 과실범죄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생존권적 기본권인 범죄 피해자의 구조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1987년 범죄피해자구조법(현행 범죄피해자보호법)을 제정해 범죄피해구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구조금은 유족·장해·중상해(8주 이상 상해) 구조금으로 구성되며, 부양가족, 피해 정도, 피해자 소득 등을 고려해 유족 구조금은 최대 약 1억4900만원, 장해·중상해 구조금은 최대 약 1억2400만원이 지급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범죄 피해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강화됨으로써 피해자와 가족들의 회복과 신속한 사회 복귀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정안 추진 이후에도 구조금 지원 범위와 대상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는 등 더 많은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 전·후 비교. 사진/법무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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