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79년 12·12 군사반란 이후 미국 대사를 만나 "(12·12 사태는)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체포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군사쿠데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가 6일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로 받아 공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측의 비밀문서' 21건에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됐다.
문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2·12 사태 3일 후 1979년 12월15일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국대사와의 면담에서 "전두환 본인은 정치적 야심이 없다"며 "최규하 대통령의 정치발전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12 사태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의 조사 필요성이 요청돼 그의 체포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군사쿠데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쿠데타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정 총장을 체포하려고 했지만 이를 대통령이 거절하여 승인 없이 정 총장을 체포했다고도 언급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기 직전에 군대 투입 계획을 미국에 미리 알린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 진압작전 전날인 1980년 5월26일 최광수 대통령 비서실장과 글라이스틴 대사의 면담을 담은 문서에서는 계엄사령부가 사전 통보 없이 진압작전을 수행했던 정황이 담겼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해 5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계기로 비밀 해제된 미국 측 문서 43건과 올해 5월말 14건을 전달 받은 바 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5.18 민주화운동 관련 미측 문서의 추가적인 비밀해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측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 이후 미국 대사를 만나 "(12·12 사태는) 군사쿠데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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