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동네북 인생', 더 채우고 더 노력하겠다"며 "비틀거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말바꾸기' 등을 이유로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소회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릴 적 살아남기 위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곧바로 공장으로 뛰어들었다"며 "당시 노동현장은 그야말로 폭력 그 자체였다. 지는 것도 싫어 바락바락 덤비니 이리저리 많이도 맞았다. 그야말로 '동네북'이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사회에 나와 인권변호사,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계속 '동네북' 신세였다면서 "지금도 여기저기 참 많이 두들겨 맞는 것 같다"며 "익숙해질 만도 한데 때때로 여전히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 채우고, 더 노력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 지사는 "'동네북' 인생이 그리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위험한 일이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세상에 도움을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동네북'을 두드려 왔다"며 "같이 나누고 싶은 기쁜 일이 생겨도 '동네북' 두들기며 함께 춤추고 흥을 나누고, 딱히 이유도 모르겠는데 그저 사는 게 답답할 때 막힌 속 풀려고 정신없이 '동네북'을 두드리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네북' 역할, 기쁘게 감당하려고 한다"며 "저뿐만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의 숙명과도 같은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하지 못할 테니 기쁘게 즐기겠다. '동네북 이재명' 많이 두드려달라"며 "대신 매번 너무 아프게만 두드리지는 마시고 때로 좀 따뜻하게 보듬어도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지사는 별도의 글을 올려 '기본소득' 관련 자신의 저격수로 자리매김한 박용진 의원을 향해 "'짜장면이 좋다'는 말이 '짬뽕이 싫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TV토론에서 박 의원은 이 지사에게 "26조원이 들어가는 1인당 연 50만원의 기본소득을 어떻게 하실 거냐"고 질문했다. 이 지사가 "예산조정으로 가능하다"고 하자 박 의원은 재차 "그렇게 얘기하면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얘기냐"고 압박했다.
또한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바로 그 해 (연 50만 원의 기본소득이)가능하다는 거냐"라고 묻자 이 지사는 예산편성 문제를 들어 당장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당장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지사는 "예산조정으로 연 25조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문재인정부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주장과 동일한 것인가"라며 "이런 걸 '흑백논리'라고 한다. 극단적 대결논리"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공약이행률 90%가 넘는 나를, 말바꾸기 정치인으로 억지스럽게 몰아가려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후로 탈당을 한 적도, 당적을 바꿔본 적도 없으며, 지킬 생각이 없는 공약을 하거나 공약한 것을 말로만 끝내본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과거 페이스북 글을 소개하고 "기본소득은 가능하고 꼭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증세 없이 일반예산 절감만으로도 연 50만 원은 지급할 수 있고, 중기적으로는 연간 50조~60조 원에 이르는 조세감면분을 절반가량 축소해 연 100만 원(4인 가구 400만 원)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은 어차피 OECD 절반에 불과한 복지관련 지출을 늘려야 하므로 낮은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고 기본소득목적세를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또한 국민동의가 되는 만큼 지급액을 늘려가면 된다"고 강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동네북 인생', 더 채우고 더 노력하겠다”며 “비틀거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말바꾸기’ 등을 이유로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소회로 보인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 2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9층 서재필실에서 열린 전남·경기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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