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핀테크 등 신종 역외탈세 46명, 세무조사 착수
역외 블랙머니 비밀계좌 운용 자산가 14명
핀테크 이용 신종 역외탈세 기업가 등 13명
외국으로 부당이전·다국적기업가도 겨냥
누적 역외탈세 혐의 372명 조사·1조3538억 추징
2021-07-07 12:00:00 2021-07-07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A씨는 외국인 환자로부터 미용·성형 의료시술 대가를 해외 결제대행사를 통해 정산·수취했다. 하지만 A씨는 수입금액 전액을 신고누락했다. 또 가족명의 거래처를 다수 설립한 A씨는 사업경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해왔다.
 
# 해외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화장품, 잡화 등 역직구 판매를 하는 B씨도 역외탈세 혐의로 집중 세무조사를 받았다. B씨는 수익금을 자녀의 사이버 가상계좌로 경유시키는 수법을 동원했다. 해당 수익금은 해외 온라인 결제대행사를 통해 수취한 후 판매액 전액을 신고누락했다. 수취한 자금은 자녀의 법인설립과 유상증자 납입대금 등 사적으로 사용했다. 이 뿐만 아니다. 증여세 신고 누락도 덜미를 잡혔다.
 
# 무역업, 부동산 입대업을 활발하게 하는 C씨는 역외 비밀계좌가 드러난 사례다. C씨는 중국, 홍콩 등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신고하지 않고 역외 비밀계좌에 숨겨왔다.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하지 않았다. 자녀에게 양도한 국외 주식 및 부동산도 신고하지 않는 등 매매대금을 은닉했다.
 
해외 온라인 결제대행사, 역외 비밀계좌 등을 이용해 역외 탈세를 한 혐의자들이 세무조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역외 블랙머니(음성 유통 뭉칫돈) 비밀계좌로 탈세하거나 글로벌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핀테크(Fintech) 등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신종, 지능적 역외탈세자 46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국세청은 스위스 등 외국 과세당국과 공조해 역외 비밀계좌 정보를 확보했다. 국세청은 글로벌 PG의 금융 플랫폼을 이용한 오픈마켓 거래 등 자금흐름을 정밀분석, 관계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국외 소득이전 등을 집중 파악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탈세유형은 역외 비밀계좌 운용, 핀테크 등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 부담 내부거래를 통한 국외 소득이전 등 3가지 유형이다.
 
역외 비밀계좌 운영으로 제세 신고누락 사례. 그래픽/국세청
 
 
우선 역외 비밀계좌 운용을 통한 국외소득 누락 혐의자는 14명이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불법으로 조성한 블랙머니를 실명 확인이 어려운 '숫자계좌' 등으로 역외 계좌를 보유했다. 이들은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고 제세 신고를 누락한 혐의다.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 역외탈세는 13명이다. 해외 오픈마켓을 통한 역직구 판매액이나 무역대금, 병원·음식점 등 외국인 대상 판매액을 PG사의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해 수취하고 수입금액은 탈루했다.
 
거래구조 변경을 통한 수수료 과다지급, 제품 고가매입, 용역대가 과다지급 등 국외특수관계자와의 부당 내부 거래를 통해 소득을 부당 이전한 혐의자도 19명이다.
 
국세청 측은 "법체계를 무력화하며 반칙과 특권으로 부당한 이익을 누리는 역외탈세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무조사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 과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신종 탈세유형 발굴 등 선제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며 "국가 과세기반을 잠식하는 불공정 역외탈세 근절에 최선을 하다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019년 이후 4차례에 걸쳐 역외탈세 혐의자 372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1조4548억원의 탈루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역직구’ 매출액을 우회 수취하고 수입금액을 탈루한 사례. 그래픽/국세청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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