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차 추경을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길은 정치가 내고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재정운용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위 20% 계층은 소득 감소가 거의 없었던 만큼 하위계층에 줄 돈을 줄여서 5분위 계층에 줘야 한다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여당이 주장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여야 대표가) 합의했다는 건 팩트가 아니다. 당의 입장은 달라진 게 없으며, 종전과 똑같은 (선별 지급) 입장을 갖고 추경 심사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야 간 합의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 부총리의 반대 의견까지 나오면서 추경 결론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제 2차 추경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홍 부총리는 "정부로서는 여러 가지 내용들을 종합 고민해서 국민께 80%까지 지원금을 드리고 이에 병행해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두텁고 넓게 피해 보상(을) 드리고자 이번 추경에 3조9000억원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지원 틀이 국회에서 잘 존중됐으면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에 대해서도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예산 1조1000억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도 반대 입장을 냈다.
홍 부총리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전국민 지원금을 지급한다면 신용카드 캐시백 예산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지적하자 "(카드 캐시백이) 필요하다는 데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 어려움을 (완화하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도의 돈이 필요해서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1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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