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부터 서빙까지 가능한 서비스 로봇이 일상생활에 곳곳에 등장하며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제조사를 비롯해 통신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IT업체들은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상품이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마지막 구간)가 화두가 되면서 서비스 로봇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로봇의 대중화가 한걸음 가까워진 모습이다. 로봇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성장잠재력이 큰 서비스 로봇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서울 영등포구 한화 포레나 영등포에서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13일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사람의 일을 도와주는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10억달러에서 2023년 277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이미 음식점, 마트, 편의점, 공항 등에 로봇이 진출해 사람을 대신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으며, 최근엔 이동경로가 다소 복잡해진 곳까지 감당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일찌감치 로봇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어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을 토대로 비대면 시대 음식점 업주 경영을 수월하게 하는 한편 배달원의 배달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배민의 사업 추진 이유다. 배민은 지난 12일 아파트 건물 내부를 누비는 실내 자율배송 로봇 '딜리타워'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딜리타워는 사전에 입력된 이동경로에 따라 움직이며 엘리베이터도 스스로 타고 내릴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첫 선을 보인 '포레나 영등포' 아파트를 시작으로 그외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 등 주거·사무 공간에서 관련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배민은 근거리 실외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와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서빙로봇은 이미 렌털 형태로 상용화가 진행된 상태로, 현재 300여개 매장에서 400대의 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대전, 세종, 충청지역, 강원지역 서비스를 늘렸으며 오는 3분기 전국매장으로 서비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12일부터 3일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국제로봇학회에 참가해 실내외 겸용 통합배송로봇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066570)도 일찌감치 로봇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LG전자의 자율주행 로봇은 '클로이'로, 수트봇, 배달로봇, 서빙로봇, 바리스타봇, 살균봇 등 로봇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미 클로이 로봇은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내로봇과 청보로봇 형태로 시범서비스 한 이후 자사 건물과 음식점, 의료기관, 리조트 등에 포진시켜 운영중이다.
LG전자는 지난달 GS25와 협업해 서울 역삼동 GS타워 매장에서 'LG 클로이 서브봇'을 이용해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최근엔 강원도 강릉에서 실내외 이동이 가능한 배송로봇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실내와 실외에 제한을 두지 않은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며, 높낮이가 다른 불규칙한 지면을 만나도 무리없이 장애물을 지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LG전자는 이번 실내외 통합로봇 검증을 거쳐 연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잔디깎기 로봇, 의료폐기물 처리로봇 등을 개발에 착수했다. 잔디깎기 로봇은 한국을 타깃으로 만들어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
NAVER(035420))는 물류 배송 로봇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그중 실제 공간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내 자율주행 로봇 시리즈인 '어라운드' 라인업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현재 서점에서 사용될 어라운드B를 시작으로 실내 자율주행 길 안내 로봇 어라운드G, 카페 배달에 특화된 어라운드C, 택배 배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어라운드D 등을 선보였다.
최근엔 연내 완공할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건물 '제 2사옥'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제2 사옥은 네이버 그린팩토리 옆에 건축 중인데, 로봇·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미래를 이끌 모든 기술이 융합되고 연결되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새로 준공될 빌딩 내 업무시스템과 연계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둔 제2사옥을 '로봇 친화형 건물'로 만들기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 5G 특화망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낮이 편차가 적고 직선거리를 이동하는 서빙 로봇은 국내에서 상용화가 많이 된 편이고, 이동 경로가 좀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배달 로봇의 경우 최근 들어 상용화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라며 "비대면 시대에 로봇이 사람과 공존하며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해줄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시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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