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 분할해 오는 10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스토리데이: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회사의 그린 중심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사업이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는 가운데 SK이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각각 분할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SK이노는 오는 9월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두 사업의 분할이 결정됨에 따라 SK이노는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개발 및 인수합병(M&A) 역량 강화해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이같은 방향성은 앞서 김준 총괄사장이 지난 7월1일 스토리데이에서 밝힌 바 있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된다.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을 담당한다.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포집·저장(CCS)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 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이노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집중적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며 분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는 이번 분할이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배터리 사업은 1테라와트시(TWh) 이상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글로벌 탑티어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있다.
이미 SK이노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켜 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SK 배터리 사업은 다양한 방면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SK이노 배터리 사업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해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ESS, 플라잉 카,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터리 사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 상시적인 배터리 생애주기 측정(LCA)과 개선을 추진하고, 이에 기반해 오는 2030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 추한다. 또 2035년 카본 넷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SK이노는 관계자는 E&P 사업의 분할에 대해 “‘카본을 그린으로’ 라는 그린 혁신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는 이번 분할을 통해 E&P 사업이 오랜 기간 축적한 석유개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석유가 탄소 발생 이슈는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원인 만큼, 석유개발 사업을 가장 잘 아는 회사로서 석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석유 정제 및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다시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저장하는 그린 사업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E&P사업은 지난 5월 CCS 사업 관련 국책과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의 E&P사업은 SK가 유공을 인수 한 직후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위해 유공에 자원기획실을 설치한 지난 1982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전 세계 10개 광구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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