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혜현 기자] 국민의힘 중진 대선주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정치 신인'의 등장에 '정책 제안·민심 청취'로 견제에 나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방문해 밑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교육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대안 제시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최근 윤 전 총장 측에서 다른 후보들을 '고등어·멸치' 등에 비유하는 등 선긋기에 나서면서 중진 주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캠프로 현역 의원들이 몰리면서 '세 대결' 양상도 보인다. 이에 세 중진 후보는 유력 후보들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경계하면서 '경륜'으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따뜻한 보수'를 주장하는 유 전 의원은 이날 경남 진주상공회의소에서 상공인들과 간담회에 나섰다. 오후엔 경남도당에서 지역 언론인과 만났고, 경남도청 공무원 노조도 방문해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또한 전·현직 정치인 19명이 포함된 대선 캠프 인선을 발표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청년대변인 자리에 국민의힘 대변인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서 16강에 오른 류혜주 대학생을 임명하는 등 외연 확장에도 방점을 뒀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들에게 부담주는 패거리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차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많은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단 한 번도 국회의원 줄 세우기 경선을 한 일이 없었다"며 "결국 후보 역량에 귀착된다. 돌고 돌아 제가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지역 인사들을 만나 민심을 경청하고 있다. 이후 수도권부터 영남·충청·호남을 도는 전국 민생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JP의 희망편지'란 이름의 공약 발표도 13차례 넘게 이어가고 있다.
원 전 지사는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10년간 사용 가능한 교육비 2천만원을 제공하는 '교육 국가찬스' 공약을 발표했다. 무주택자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비용 50%를 지원하는 '주택 국가찬스'에 이은 공약 2탄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수당으로 현금을 살포하는 것과 달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 목적에 사용하는 교육 투자"라며 "대학 진학자든, 취업준비자든 모든 청년에게 주도적으로 자기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비해 중진 후보들은 부동산·교육·개혁과제 등에 목소리를 내고 지역 민심을 청취하는 등 '대안 제시+당심 확보' 전략에 나설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진 대선주자들은) 자신이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정책, 젊은 층의 지지, 통합 역할 등 다양한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유 전 의원은 외연 확장성이 가장 크다. 중도층과 합리적인 진보까지도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원 전 지사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랜드 프로젝트를 갖고 나와야 제주지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중진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정책 제안 및 민심 다지기로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혜현 기자 mo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