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부가 월간 최대 규모인 임시선박을 결정한 배경에는 심화되는 글로벌 물류대란이 주된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 1월 999포인트인 상하이운임지수(SCFI)가 4226포인트까지 치솟는데다, 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2898달러인 미주도 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해상 운임 급등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13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수출촉진자금 대출,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한도 확대 등 금융 지원도 대폭 늘린다는 복안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해상 운임은 올 2분기 들어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SCFI는 지난해 1월 999포인트였으나 올해 1월 2872포인트, 이달 6일 기준 4226포인트까지 증가했다. 특히 미주 동안 노선(부산~서배너)은 지난해 1월 1FEU(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2898달러였으나 올해 1월 4745달러, 이달 6일 기준 1만167달러까지 급등했다.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에 따른 선복 부족 현상이 운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 선적공간 부족 등은 당분간 해소가 어려워 하반기에도 운임 급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해외 항만 적체와 내륙 운송 연계가 지연돼 정기 선박의 순환율이 감소되고 항만 내 수출화물 적체도 심화되고 있다. 운항스케줄 준수율을 보면, 지난해 6월에는 77.7%였으나 올해 6월 39.5%로 대폭 낮아졌다.
12일 정부는 이달 월간 최대 규모인 13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해 물류난을 겪는 수출 기업 애로 해소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물류 애로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지난 1년간 국내 기업의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 국적선사 임시선박 총 49척을 투입해왔다. 미주항로의 경우 지난달 월 최대 규모인 9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물류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현장 상황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세 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추가 지원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올해 3분기 물류 성수기를 대비해 월간 최대 규모의 임시 선박을 공급한다. 국적선사의 가용선박을 총동원해 이달 중 미주·동남아 항로에 총 13척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주에는 이달 중 9척을 투입하고, 9월 이후에도 월 최소 6척 이상 지속적으로 투입한다.
또 중기 전용 선적 공간을 주당 13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미주 430TEU, 유럽 50TEU였으나 미주는 1130TEU로 확대하고 동남아도 120TEU 신규 배정키로 했다.
물류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는 물류비 상승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 등에 이달 말부터 긴급경영안정자금 1000억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에서는 이달 말부터 중소·중견기업 대상 수출 운임 상승분에 대해 300억원 규모의 수출촉진자금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무역보험공사에서는 물류 피해 기업에 대해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한도를 최대 2배 확대하고, 단기수출보험금 지급 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의 혜택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앞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보한 물류전용 수출 바우처 예산 142억원을 신속히 집행한다. 중소기업 1013개사에는 운송비 등을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2000만원(정부지원금 70%, 자부담 30%) 한도 내에서 국제운송비가 지원된다.
중장기 과제로 운임변동 리스크에 취약한 운송거래 관행의 개선, 선·화주간 정보비대칭 해소를 위한 '통합 물류정보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특히 우수 선화주 인증 기업을 현행 14개사에서 연내 20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고, 중소 화주기업을 3개사 이상 추가로 선정키로 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앞으로도 관계부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선복 확보, 운임 지원 등 지원 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물류 애로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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