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의 민간 재건축·공공재개발 등 도심 내 주택공급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18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일주일 이내 노후 재건축 단지의 규제를 풀겠다고 공약한 바 있으나 아직 별도의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오 시장 취임 직후 강남, 목동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규제가 풀릴 것으로 시장 기대감이 형성됐으나 시는 취임 직후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취임 4개월이 지나서야 1000가구가 넘는 단지가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서초 방배신동아, 송파 미성·크로바 등 강남권 2개 재건축 단지에서 2697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임대주택과 오피스텔을 포함해 주택이 늘어나는 규모는 854가구에 불과하다.
대신 '스피드 주택공급'의 일환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주택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2070곳에서 미니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전체의 3.4% 비중에 불과한 70곳뿐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송파구 두 곳의 단지에서 각각 200여가구 규모의 재건축 단지가 건축심의를 통과했는데, 이는 대부분 수십가구에서 최대 200가구 내외의 소형 단지로 획기적인 공급 물량은 아니다.
용산, 노원 등 강북권에서 계획됐던 대규모 공공재개발로 인한 주택 공급도 난항이다. 정부가 용산구 정비창 부지 등 서울 도심에 내년까지 4100여가구의 사전청약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대규모 확정된 곳은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동작구 수방사 부지 사전청약이 계획됐으나 200가구에 불과하고 관악구 남태령 군부지 300가구는 계획에서 빠졌다. 이 사업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도하에 추진되는 사업이라 서울시 입장에서는 별다르게 손을 쓸 방법이 없다.
오 시장의 공약사항에 매입임대·모아·상생주택과 공공이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민간 재개발이 포함됐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서울시만의 주택공급 방식 활성화가 관건이다. 현재 SH공사 사장이 장기간 공석으로 남은 상태라, 향후 인선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 재건축 단지의 경우는 앞서 발표했듯 동네별로 순차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주택의 경우는 정부와 LH 주도로 진행되고 있고 서울시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강남권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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