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 유럽의 동맹은 주둔 미군을 철수한 아프가니스탄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동맹국이 침략이나 적대적 행위에 노출될 경우 미국이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대응에 나설 뜻을 명확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처음 나선 인터뷰에서 “(아프간과) 대만,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했다. 또 한국 등 국가들은 “솔직히 악당들(bad guys)이 그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나라”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단방위를 뜻하는 ‘5조’(Article Five)를 언급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을 확인했다. 미국은 나토, 일본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는데, 5조에는 한 나라가 공격받을 경우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3조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약속을 지켰다. 우리는 5조의 신성한 약속을 했다”며 “만약 누군가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불리한 조처를 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국익이 아닌 다른 나라 분쟁에서 주둔하며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맹국 내 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말해 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해명한 데 이어 이날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믿을 수 없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질문엔 “누가 그렇게 말하느냐”며 “내가 이 (아프간 철군) 결정을 하기 전에 나는 모든 동맹, 유럽의 나토 동맹과 만났다. 그들은 동의했고, 우리는 (아프간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토가 (철군 결정에서) 선택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물론 선택권이 있었다”며 “내가 개인적으로 보증할 수 있는 것은 나토 동맹은 조용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아프간 철군 결정은 나토와의 상호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프간에는 나토 회원국의 군대도 파견됐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나는 그들이 국제 사회에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일종의 실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탈레반에 대해 “식량이 있는지와 화폐를 발행하고 경제를 굴릴 수입이 있는지도 신경을 쓴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군의 아프간 철군 시한으로 정한 이달 31일까지 모든 미국인을 철수시키도록 노력하겠지만 만일 이후에도 남은 미국인이 있다면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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