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서울을 오간 시민들의 하루 평균 이동량이 약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학 인구 비율이 높은 25세 미만 인구는 비대면 수업의 영향으로 이동량이 절반 넘게 급감했다. 여성의 경우 취업률 감소와 육아 부담으로 남성보다 움직임이 줄었다.
8일 서울시가 KT, 한국교통연구원과 통신·교통·행정 빅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하루 평균 서울을 오간 이동량은 1867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1~12월의 일평균 이동량인 2275만건 보다 17.9% 감소한 규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5세 미만 인구의 일평균 이동량은 55.8%가 급감했다. 25~64세 인구는 28.1%, 65세 이상 인구는 26.2% 각각 감소해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동량이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서울시는 25세 미만 인구의 이동량이 줄어든 원인으로 학교의 비대면 수업을 꼽았다. 25세 미만은 통학 인구가 많은 연령대기 때문이다. 3차 유행시기던 작년 12월 서울을 오가는 정기적인 통근·통학 이동량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2월 보다 일평균 16.7%가 줄었다.
또 팬데믹 이후 성별 이동량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감소했다. 3차 유행시기인 지난해 12월 기준 주중 성별 이동량은 전년대비 여성은 36.7%, 남성은 28.8% 각각 감소했다.
서울시는 여성 일자리 감소와 육아부담이 늘어난 것을 여성 이동량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3차 대유행 이후 여성 종사자 비율이 높은 대면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1년 간 30~45세 여성 취업자 수가 줄었다"며 "이 중 여성 기혼자의 취업률은 95.4%가 줄었는데, 육아 부담이 여성의 이동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생활이동'은 출발지와 목적지를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인구가 이동했는지, 평균 소요 시간은 얼마인지 등을 매일 20분 단위로 산출하는 데이터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 인구?사업체 센서스 등 행정 빅데이터와 KT의 휴대전화 LTE+5G 시그널 데이터, 한국교통연구원의 기종점 통행량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탄생했다. 모든 정보는 시간대·성별·연령대별로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매달 업데이트한다..
서울시는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를 통근시간 개선을 위한 광역 교통망과 대중교통 정책, 청년주택 입지 선정 등 교통?주택 정책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거리 대비 소요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지역은 버스노선을 신설하거나 20~30대 통근?통학인구가 많은 지역에 청년주택 입지를 선정하는 식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물리적 접촉에 의한 감염병 확산 경로를 분석?예측하거나 야간시간대 이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안전 취약 지점을 개선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