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첫 TV토론에서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향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홍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검찰의 적폐 수사로 인한 '보수 궤멸' 책임 등을 따졌고, 유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질 부족을 꼬집었다. 반면 첫 TV토론 데뷔전을 치른 윤 후보는 상대에 대한 비판보다는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오후 TV조선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토론'에서 홍 후보는 윤 후보에게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며 보수 진영을 궤멸시키는 데 앞장을 섰다. 1000여 명을 소환 조사하고 200여 명을 구속하고, 그중에 5명이 자살을 했다"며 "그러면 우리 당(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당시에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다"며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는데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도 홍 후보는 "제가 당 대표를 할 때 자고 일어나면 사람이 (검찰에) 불려가는 잔인한 수사로 매일 피눈물을 흘렸다"며 "거기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윤 후보는 "검찰 수사가 보수를 궤멸시켰다고 하는데, 저는 오래전부터 수사하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신중하게 응했다"고 받아쳤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날선 공방이 오갔다. 홍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에 특정 캠프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요구하자, 윤 후보는 "성명불상자를 고발하겠다고 했다. 특정 캠프라고 한 바 없다.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의 공세는 계속됐다. 홍 후보는 "X파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장모 관련 등 24건이 고발돼 있는데 26년 정치를 하면서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를 대선 앞두고 본 일이 없다"고 직격하자, 윤 후보는 "저는 검증을 받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 2년 가까이 수사를 했지만 뭐 나온 게 없지 않느냐"고 따졌다.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의 자질부터 지적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코로나19 위기 이후에 경제, 안보, 복지, 노동, 양극화 등 해결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닌데, 6개월 전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고 평생 검사로 사신 분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26년 간의 검사 생활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에 어떤 각도에서든 그 분야의 정상까지 가본 사람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유 후보는 "만약 증거가 나와서 손준성 검사 등 최측근 대검 간부들이 (고발장을) 만들어 전달한 게 사실이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압박하자, 윤 후보는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 (고발장을)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 개연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정해진 토론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설전을 벌이며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모습도 연출했다.
반면 이날 토론에서 집중포화의 대상이 된 윤 후보는 본인의 질의 시간에는 상대 후보의 정책을 묻는 데 집중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첫 질의에서 원희룡 후보에게 자신의 보육정책 공약을 설명하며,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 의견을 물었다. 또 안상수 후보에게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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