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수십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임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게 최 후보 주장이다.
최 후보는 23일 여의도 캠프에서 정책 2탄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 신공항은)지역주민 환심을 사기 위한 매표성 입법"이라며 "(대통령) 취임 후 가덕도 신공항 자체를 정식으로 공론화 하겠다"고 말했다. 가덕 신공항을 염원해 온 부산·울산·경남(PK) 민심에 정면으로 역행한 것으로, 전직 감사원장답게 '진영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하겠다'는 원칙론을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또 '매표성 입법'이라는 주장에서 보듯, 최 후보는 가덕 신공항 추진을 4·27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야합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의 추정 예산이 12조~29조원으로, 논란 많던 4대강 사업 예산보다 많다"며 "국민 혈세 수십조원을 쓰게 될 가덕도로의 (사업) 변경은 아무 절차적 정당성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부는 김해 신공항 사업비로 5조8000억~6조7000억원을, 가덕도 신공항 사업비로는 최소 12조8000억원에서 최대 28조6000억원을 예상했다.
최 후보는 "정치권의 그 어떤 목표도 국민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며 "여야 막론하고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행위에 명백히 반대하겠다. 국민이 관심 갖고 지켜보는 사업인 만큼 입법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 명확히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은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 후 한 달도 채 못돼 법안이 발의되고 3개월 만에 통과됐다"며 "국민적 공감대, 경제적 타당성과 함께 주변 시민의 의견조차 조사되지 않은 상태로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후보는 지난 14일 캠프를 전격 해체한 뒤 파격적인 공약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첫 공약으로 '상속세 전면 폐지'를 내놓으며 "표가 떨어지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보수 텃밭인 PK와 정면 대립하는 공약을 내놓은 배경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답답한 지지율 흐름을 반전시킬 극약 처방만 찾고 있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파격적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 후보는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 기울이고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게 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비난 받지 않을까 두려워 하지 못하는 말들을 하나씩 꺼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23일 여의도 캠프 기자실에서 '다들 공감하면서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책 2탄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최재형 캠프 제공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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