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세번째 불려간 삼성전자…20조 미국 투자 결정 임박
이재용, 내달 방미·구체적 계획 발표 전망
2021-09-28 15:26:26 2021-09-28 15:26:26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해 반도체 기업에 자국투자에 이어 기밀정보까지 요구하면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005930)는 조만간 구체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고 미국의 투자요구에 화답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중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후 부지선정을 위해 후보지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협상을 벌였다.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올라 부지를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24일 백악관 다이닝룸에서 반도체 칩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는 미국이 자국 외 기업을 상대로 투자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최근 들어 미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차질을 겪고 있고 첨단 제조업에선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회복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에 미국 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6개를 건설한다고 선언하며 미국에 눈도장을 찍었다. 
 
올 들어 세차례나 반도체 기업들을 소집한 것을 봐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한 의지를 알 수 있다. 미국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달 23일(현지시간)에도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이 참석한 반도체 대책회의를 열었다. 삼성은 올해 열린 3번의 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다만 이번 회의는 이전과 다르게 반도체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기밀정보까지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업체에 재고와 고객사 주문, 판매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업체들은 45일 뒤인 오는 11월8일까지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제2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면 당초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겠다는 의사가 미국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오는 2026년 1월31일까지 최소 600만평방피트(0.5㎢) 규모의 반도체 시설 공장을 건설하면 처음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이후 10년간 85%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반도체 기업에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동시에 인센티브 등 당근책을 제시하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며 "앞서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금액까지 제시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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