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해 요금 절감을 유도하는 친환경 전기요금제인 ‘시간별 요금제’를 시범 도입한다고 29일 밝혔다.
시간별 요금제는 통상적으로 시민들의 전력 소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전력사용량이 적은 밤과 아침 등 그 외 시간은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책정한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면 요금이 비싸지는 누진요금제 방식이다.
시간별 요금제는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춰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를 알고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출근해 저녁에 오는 직장인이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밤에 세탁기, 청소기를 돌릴 경우 누진제요금을 사용할 때보다 요금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시간별 요금제는 국가 차원의 전력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시간별 요금제를 통해 전기소비를 분산시키면 추가로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현재는 전력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필요 없는 전기가 계속 생산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서대문구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 내 남가좌 래미안, 홍제원 현대,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아파트 3000가구를 대상으로 2023년 9월까지 시간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는 에너지 절약·효율화·생산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으로 2019년 서대문구가 선정된 바 있다.
주민들이 실시간 전력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3000가구 각 가정의 전기·난방·가스 검침기엔 스마트미터기(원격검침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정보를 연동하는 모바일 앱도 구축했다. 서울시는 사업 기간 동안 참여가구에 월 2000원의 전기요금 할인도 제공한다.
스마트미터기는 전력사용량을 실시간 5분 단위로 수집한 후 전력공급자와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전력공급자는 시간대별 전기 수요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산정한다. 소비자는 앱으로 우리 집 전기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전기요금을 분석한 후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양천구 2000가구에 시간별 요금제를 추가 도입한 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김연지 서울시 환경시민협력과장은 “소비자가 수동적으로 전력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전기를 아끼는 등 수요패턴을 조절하는 친환경 소비자로 거듭날 것”이라며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은 줄이고 기후위기에 자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력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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