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3분기 국내 증시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중국 헝다리스크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에너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관련주들의 주가가 약진했다. 친환경 경제전환 과정에서 자원 가격이 오르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4분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부터 이날까지 올해 3분기 코스피는 6.67% 하락했다. 업종별로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는데, 비금속광물(7.36%), 에너지·화학(4.36%), 유틸리티(5.89%) 등 원자재 관련주들의 주가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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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천연가스 관련종목들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남 지역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지에스이(053050)는 전일 3380원까지 오르며 1년 새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대구기반 도시가스 업체
대성에너지(117580)도 같은날 52주 신고가(1만2800)를 경신했다.
SK가스(018670)는 지난 16일 18만5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가스 관련주들의 강세는 유럽발 천연가스 위기가 원인이 됐다.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인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연초 대비 약 220% 상승한 폭등한 상황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 등으로 가격이 폭등했다.
산업금속 관련주들의 강세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산업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이달 초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11년 이후 10년만에 t톤당 가격이 2600달러를 넘어섰으며, 최근 2900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알루미늄은 31%올랐으며, 구리와 니켈도 각각 21%, 14%씩 가격이 올랐다.
알루미늄과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와 중국 매크로 불확실성 등에도 범세계적인 탈탄소 기류가 공급과잉 우려를 완화시켰다”며 “4분기에는 전력난 해소를 위한 글로벌 제련소들의 생산 감축이 예고된 가운데 2022년을 준비하는 중국 중심의 재고 비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1분기까지는 전 세계적인 전력난 속에서 석유보다 타이트한 수급 전망으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강세도 예상된다”며 “LNG, 석탄, 우리늄 등 여타 전력향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동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전력난에 따른 경기 둔화가 내년초까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천연가스, 석탄, 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분야(비철금속, 유틸리티)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상승과 중국의 전력난 등이 당분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금리·물가 상승 우려로 인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비철금속과 유틸리티, 국내 리오프닝 관련 분야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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