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여야 대선 유력 후보들이 좁혀지는 등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정치테마주도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다. 하루 사이에도 대선주자의 입에 주가가 요동치는 등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로 선출된 후 맞이한 증시 첫날, 이재명 지사와 잠재적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테마주 변동성도 커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재명 지사 테마주로 묶이는
일성건설(013360)은 전장 대비 270원(4.07%) 하락한 6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성건설은 오전 중 11% 이상 하락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지사와 학연·지연으로 얽히거나 정책 관련주로 분류되는
카스(016920)(-6.46%),
형지엘리트(093240)(-5.37%),
에이텍티앤(224110)(-4.34%) 등이 하락 마감했다.
주말 새 이재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경선 불복 우려 등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에는 설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장동 게이트와 스캔들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가) 본선에 올라가면 진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오후 들어 송영길 당대표가 원팀을 강조하고 경선 승복을 독촉하면서 낙폭은 축소됐다.
반면 홍준표 의원 테마주는 장 개시와 동시에 급등세를 탔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야당에서 젊은층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어 이재명 지사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의 테마주 중
원풍(008370)도 장중 22% 급등했다. 전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발표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5.5%로 홍 의원(27.5%)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개인 SNS를 통해 "대선 때 주식시장의 흐름은 미리보는 국민 여론의 반영"이라며 직접 테마주 급상승 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자신이 연루된 주식 테마주 현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언급하는 건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정 종목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특정 목적을 가지고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 정황이 있으면 부정거래 요건을 충족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된다"면서도 "(해당 발언이) 어느 정도 불공정 개연성이 있는지 판단을 하고 조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관련주가 무엇인지 기준도 다 다르고 특정 종목을 언급한 건 아니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정 후보의 지지율과 테마주 등락에 개연성을 부여해 투자에 나서는 건 성공 확률이 낮은 투자법이라고 지적하고 투자에 항시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주의 거의 대부분이 원상 복귀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실질적으로 정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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