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최대치인 349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에만 무려 5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흐르는 현상이 뚜렷해진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1년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494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조5000억원(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통계 이래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1년 전 대비로는 12.5%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추세다.
8월 통화량은 가계와 기업 모두 늘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685조원으로 전월보다 11조3000억원(0.7%)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 대출이 이어진 결과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28조79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9000억원(1.7%) 증가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가계 부문의 경우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등을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기관의 정책 지원이 지속됐다. 상승세는 기업공개를 통한 직접자금조달 규모 확대 및 예비자금 확보 수요 증가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18조2000억원 늘어난 580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에 이어 대형 공무주에 대한 청약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상품별로는 언제든 출금이 가능한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과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각각 8조1000억원, 9조2000억원씩 늘었다. 2년미만 금융채와 MMF는 각 4조1000억원, 2조원 불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13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7조6000억원(1.4%) 늘어 M2 상승률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1년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494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조5000억원(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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