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국 조선사들이 지난달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수주 목표치를 이미 달성하고 일감도 넉넉히 확보하면서 고수익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는 총 328만CGT(116척)로, 중국이 이 중 195만CGT(75척)를 주문받으며 수주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91만CGT(14척)로 뒤를 이었고, 일본은 26만CGT(15척)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184% 증가한 수준이다. 극심한 불황이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257%(약 3.6배) 늘었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 4월을 제외하곤 올해 내내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유지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업 호황이 계속되고 2024년까지 건조 물량도 확보하면서 지난달부턴 본격적인 숨 고르기에 나섰다.
한국 조선사들은 이에 따라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수주 규모는 줄었지만 선박 척당 평균 단가는 한국이 1억7000만달러, 중국은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소들의 수익성이 약 3배 높은 것이다.
13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이 선별 수주에 집중하면서 9월 수주 1위를 중국에 내줬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한국 조선소들의 효자이자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시장에서의 활약도 꾸준하다. 한국은 올해 발주된 LNG선(14만m³급 이상) 46척 중 45척(98%)을 휩쓸었다.
이달부터 카타르의 LNG선 발주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는 동북부 노스필드 등에서 대형 가스전 사업을 하기 위해 LNG선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위해 지난해 국내 조선 3사에 100여척가량의 LNG선 건조 슬롯을 예약한 바 있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 등은 이달 카타르가 국내 조선 3사와 후둥중화조선에 LNG선 20척가량을 주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사 수익성의 핵심인 선박 가격 또한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달 대비 3포인트 상승하며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49.1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17만4000CBM(㎥)급 LNG선 가격은 2016년 6월 이후 5년 만에 2억달러를 넘었다.
조선업계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리서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오는 2031년까지 발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23∼2031년 연평균 발주량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918척(4200만CGT)으로 예상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의 발주 비중은 2021년 32%, 2030년 59%, 2050년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친환경 선박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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