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올해 국감은 대장동 의혹 등 대선 후보 비방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국민 체감도가 높은 식품과 콘텐츠 관련 국감자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국감에서는 자연산 연어와 양식 연어 생물이 등장했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부 국감에서 석유에서 추출한 발색제 사료를 먹여 인위적으로 빨간색을 내고 자연산처럼 속여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어는 2016년 2만7537t이던 수입량이 5년 만에 4만2609t까지 급증하며 국내 소비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사료에 섞인 발색제 ‘아스타잔틴’은 과다 섭취 시 복통을 유발하고 피부 변색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윤 의원은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위험성이 고지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노르웨이산 연어의 경우 해수부의 슈퍼푸드 홍보와는 달리 오메가3 함량도 고등어와 임연수어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수부는 면밀히 검토해서 수입 연어에 대한 슈퍼푸드 홍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수부는 2015년부터 연어를 슈퍼푸드로 소개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이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문성혁 해수부 장관에게 보좌관이 든 양식과 자연산 연어의 차이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때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과자 꼬북칩도 나왔다. 1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오리온 꼬북칩과 일본 에아리아루 과자가 유사하다며 지적했다.
안 의원은 "오리온에서는 2017년 제품 출시 당시 8년을 매달린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외양은 물론 맛까지 유사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며 "공교롭게도 오리온에서 얘기한 8년 전은 에아리아루가 처음 출시한 2009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품업계의 관행적인 ‘베끼기’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 제품과는 제조 방법 자체가 다르다"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에 대한 특허도 등록이 완료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티비에서 방영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선정성과 편견을 조장하는 등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12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BS 어린이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불법 촬영, 동물 학대, 왕따 등 폭력적인 장면들을 그대로 방송했다”며 “이게 교육방송에서 방영되는 어린이 만화라고 보기엔 놀랍다”고 비판했다. ‘포텐독’은 EBS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12세 이상 관람가로 지정돼 있다.
'딩동댕 유치원'에서 착안한 어른용 유튜브 방송 '딩동댕 대학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딩동댕'이란 검색어 때문에 아이들에게 성인 콘텐츠가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어린이들이 부모 휴대전화로 검색을 하면 1순위에 '딩동댕 대학교'가 나오고 나중에 '딩동댕 유치원'이 나온다. 입에 담기 민망한 노래나 19금 섬네일 등도 뜬다"며 "' 자동 검색이 안 되도록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동들이 성인용 콘텐츠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으니 시정해달라"고 했다.
출연진들이 나와 강의하는 프로그램인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 방송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체로 영미권 백인 남성이 출연자로 집중돼 있어 아이들에게 다양성이 결여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BS 프로그램에 여성 캐릭터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점도 지적하며 “성 역할·성인지 감수성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EBS는 각종 성인지 평가와 인종·성별 다양성을 고려해 방송을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꼬북칩과 에아리아루 과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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