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애플도 반도체 대란에 발목"…파운드리 가격 줄줄이 오른다
대만 TSMC 20% 인상…공장 화재 생산확대 제한적
중국 전력난에 원재료값 뛰어…UMC는 10% 올릴 듯
2021-10-25 06:01:00 2021-10-25 06:01: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세계적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반도체 가격 인상에 나선다. 반도체 공급난 사태에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그 여파가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체가 줄줄이 반도체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다. 우선 대만 TSMC는 12월 중 반도체 가격을 20% 인상할 계획이다. 또 다른 대만 업체인 UMC도 내년 1월 10%가량 올릴 계획이다. 다만 복수의 외신은 내년에는 파운드리 가격 인상 폭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시장에선 파운드리 업체의 가격 인상이 예고돼왔다. 반도체 공급난 사태 속에 파운드리 업체는 지난 1년간 풀 캐파로 공장을 돌렸지만 여전히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에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이 줄지어 반도체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어서 그 여파가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사진/TSMC
 
심지어 애플도 최근 출시한 아이폰13의 생산량을 1000만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만큼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하다. 애플은 12월에 9000만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주요 공급처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브로드컴에서 아이폰용 부품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플은 반도체 장기공급 계약을 통해 공급난 사태의 위기를 넘겨 왔지만 갈수록 심화하는 공급부족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불거진 중국의 전력난도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황린(백린)과 규소(실리콘) 등 주요 원재료는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중국이 전력난으로 이 소재들에 대한 생산을 통제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는 반도체 공급난 사태를 틈타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TSMC는 가격인상으로 번 수익을 공장 증설에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6개의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에도 신공장을 세워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일본 신공장 투자액은 8000억엔(8조3600억원)이며, 이중 절반은 일본 정부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UMC도 지난 9월 대만 남부 파운드리 공장 증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36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내년 2분기 증설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TSMC의 재생수 공장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재생수 공장은 TSMC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조만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명피해나 생산차질은 없지만 새 재생수 공장이 가동되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당장 TSMC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급난 사태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운드리 가격 인상에 따라 완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설계 업체인 팹리스 업체도 파운드리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을 높여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반도체 가격을 인상하면 먼저 팹리스 업체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품일수록 가격 인상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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