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페타시스(007660)가 이날(28일)부터 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기업인 이수페타시스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로 호실적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이수 역시 이번 유증 청약에 100% 참여할 예정이라 유상증자 청약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을 실시한다. 유상증자 공모가는 주당 3135원으로 전날 이날 종가인 3905원보다 19.72% 낮다. 이번에 100% 청약이 이뤄지면 이수페타시스는 약 689억원을 모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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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최근 유선 네트워크 장비 수주도 급증하고 있어 내년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수페타시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2167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2%, 167.27% 증가했다.
3분기 수주액도 크게 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월평균 수주액은 3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 회사 측은 4분기에도 수주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능 서버, 데이터센터 등 하이엔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요구사항이 고도화되고 있어 18층 이상 MLB(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 제품 가치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도 이수페타시스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159억원으로 당초 예상 영업이익(138억원)을 대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 소싱에 있어서 탈중국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이수페타시스에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며 “호적인 경쟁 환경과 양호한 실적 전망으로 적정 시총은 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수페타시스의 현재 시총 약 2300억원(유증 감안) 대비 2배 이상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가 대비 저렴한 발행가격도 긍정적 요소다. 통상 유상증자 과정에서 최종 발행가액을 결정할 때 시장가격 대비 10%대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이수페타시스는 20%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19.72% 할인된 가격이다. 투자자는 그만큼 싼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어 유상증자 흥행에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가도 상승가도를 보이고 있다.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지난 17일 이후 코스피는 4.56% 하락했으나,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16.12% 상승했다. 지난달 10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유증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김상범 이수 회장 등 이수그룹 오너 일가가 신주인수권을 매각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앞서 김 회장의 부인 김선정씨, 자녀인 김세민 전무와 김세현씨는 이수페타시스 유증에서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140만9004주를 장내에 매도했다. 이는 김 회장 등이 받은 신주인수권 전체 물량(141만4303주)의 99.63%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이수가 100% 청약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룹 오너일가의 유상증자 미참여는 투자자들에게 책임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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