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마지막 토론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꺾을 후보'는 자신이라고 저마다 주장했다. 윤석열·원희룡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맞설 적임자로 자신을 부각시켰고,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도덕성과 중도 확장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유 후보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10년 넘게 개혁보수를 주장하며 누구보다 중도 확장성이 강하다"며 "이재명 후보의 기본 시리즈를 가장 오랫동안 비판을 해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또 유승민은 22년간 정치하면서 도덕성에서 이 후보를 상대하는데 있어 정말 아무런 약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후보 역시 도덕성과 확장성을 근거로 삼았다. 홍 후보는 "저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이 후보는 쌍욕을 하는 사람이고, 무상 연애에 무상 포퓰리즘으로 최근에는 재난지원금을 또 준다고 하면서 국가 부채 1000조원 시대에 나라 망치는 포퓰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이어 "제가 갑자기 1위가 된 이유가 2040의 힘인데 2040 확장성으로 이 후보를 압도할 수 있고, 60대 이상은 우리후보가 되면 자동으로 따라온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를 강조했다. 원 후보는 "예언을 하나 하자면, 이재명을 궁지에 몰아넣는 원희룡이 링에서 내려가는 순간 이재명은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유유히 도망갈 것"이라며 "이재명을 가장 잘 알고 이재명을 쓰러뜨릴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는 사람이 바로 저"라고 했다.
윤 후보 역시 "대장동이 선거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오랜 세월 검찰에서 이런 부패 사건을 많이 봐왔고, 저는 사건을 딱 보면 견적이 나오는 사람이어서 문재인 정권과 이 후보 측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저 윤석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런 부패를 가장 잘 척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저를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유 후보가 반박에 나섰다. 유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선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대장동 게이트는 반드시 밝혀야 하는데 원 후보가 그렇게 준비가 돼 있으면 이 후보가 꼼짝 못할 증거를 좀 내놓으라"고 지적했다. 또 윤 후보를 향해선 "부패 하나만 잡으려면 검찰총장을 계속해야 한다"며 "왜 대통령에 출마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부패 문제는 단순히 법 집행과 사법처리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가 근본과 관계가 있는 것이고, 이 부패 구조가 제대로 처리가 안 되면 소위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 다 훼손된다"고 받아쳤다. 이어 "소련이 한계에 부딪힌 이유는 공정과 상식, 실질적 법치가 안 됐기 때문으로 실질적 법치 기반을 만들고 공존과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엔 홍 후보가 "얼마 전 토론 때 제가 '이재명을 구속하겠다'하니까 '그건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다"며 "그리고 방금 소련 예를 들었는데 소련의 한계는 공정과 상식 때문이 아니라 공산주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대통령은 검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하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자기 후보를 찍겠지만 중도층과 젊은 층은 공약과 정책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주시할 것이기에 중도 확장성을 위해선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번엔 원 후보가 반격했다. 원 후보는 "유 후보님의 여러 정책을 보면 어떤 것은 중도인 것 같지만, 사실은 책상머리에서의 과거 개발 시대의 이론들이 많다"며 "청년 정책, 핵 문제를 볼 때 중도와 수도권이 유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데 동의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이재명 후보 본인이, 또 이낙연 후보도, 지금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민주당의 수많은 사람들은 '유승민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제일 두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정책적으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이고, 도덕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민주당 사람들이 자기들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도 거들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선 "10여차례 이상 토론을 해보니 유 후보의 정책은 정말 촘촘하다"며 "후보들 중 정책은 단연 압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 후보를 향해선 "20대에는 3%, 30대에는 9%, 40대에는 8%라는 398후보로 본선 치르기 어렵다"며 "단시간 내 어떻게 올리냐"면서 본선 경쟁력을 공격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