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주문한 재계 총수들…내년 초 방중 준비
내년 위기돌파 위한 경영행보
‘혁신’ 강조한 이재용·구광모
미래 성장 위한 인재도 중용
2025-12-23 14:55:42 2025-12-23 15:59:2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내년 초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중국 방문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연말 인사를 통해 ‘기술’과 ‘현장’ 중심의 진용을 새로 짠 재계 리더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혁신 동력 확보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전경. (사진=뉴시스)
 
2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까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경제사절단 신청을 받습니다. 사절단은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이끌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동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통해 기업들이 제조업·공급망부터 서비스까지 전 산업에 걸쳐 중국 기업과의 경제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환율, 경기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 구축이 시급한 까닭입니다.
 
실제 국내 주요 재계 총수들은 내년 경영 키워드로 ‘혁신’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재용 회장은 전날 기흥과 화성 반도체 캠퍼스를 찾아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회장이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2023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으로, 내년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말 인사에서는 기술 인재를 전진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재계 총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신년사를 낸 구광모 LG그룹 회장 또한 ‘혁신’을 화두로 꺼냈습니다. 구 회장은 지난 22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에서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LG는 연말 인사에서 LG전자와 LG화학, LG생활건강 대표를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하기도 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할을 수행하며 재계의 위기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공정위와의 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쟁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과거 방식으로 이 흐름을 타개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특히 “기업 스스로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미래를 향한 기업의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뒷받침하는 것도 정부 정책 지원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고 촉구했습니다. SK 또한 AI 전담 조직을 신설·확대하며 성장 전략을 재정비한 상태입니다.
 
이 밖에 4대 그룹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인사를 마무리한 현대차그룹은 재정비 된 조직을 바탕으로 내년도 경영 전략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에서 R&D 수장을 교체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기획조정담당을 새롭게 선임했습니다. 이와 함께 첨단차량플랫폼(AVP) 조직과 미래차(SDV)·내연기관차(R&D) 연구 조직을 개편하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근본적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 쇄신과 리더십 체질 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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