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난달 터진
KT(030200)의 인터넷 장애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KT의 보상안에 반발하며 추가 대책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KT새노조·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2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에 보상액 확대를 촉구했다. 이성원 한상총련 사무총장은 "소매업의 경우 대부분 카드결제를 하는데 KT 통신망을 이용한 자영업자는 한시간가량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며 "현재 실태조사를 진행 중으로 평균 매출이 하락한 게 아니라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은 매장이 있다"고 말했다.
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 등이 2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사진 왼쪽부터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 회장,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 사진/김동현 기자
지난달 25일 발생한 KT 통신망 장애로 전국의 KT 망 이용자들은 약 1시간30분 동안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카드결제가 막히며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KT는 장애시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반 이용자 보상안을 지난 1일 발표했다. 소상공인의 경우 10일 기준으로 보상안이 마련됐다. 5만원 요금제 가입자는 약 1000원을 보상받고, 소상공인은 평균 7000~8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KT가 실제 피해 데이터를 모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보상안을 책정한 데에 불만을 표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 회장은 "점심시간 매출이 반 토막 난 카페도 있다"며 "조사도 없이 충분한 사례도 들어보지 않고, 금액을 일방적으로 책정해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 역시 "발표 내용을 보면 자영업자에게 선심 쓰듯 열흘 치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1만원이 안 된다"며 "지속된 장애시간을 넘어 이어진 실제 손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KT혜화타워 앞에서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민단체는 지난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와 비교하며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아현화재 당시 자영업자 상생보상 협의체에 참여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2018년에는 국회 중재로 피해 보상을 위한 상생협의회 틀이 만들어졌다"며 "(이번에도) 단순히 통신비 얼마를 감면하고 할 문제가 아니라 추가 보상과 조사TF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단체들은 △개인 가입자 보상액 확대(최소 3일 이상) △피해 자영업자 및 유무선통신 이용사업자 대한 피해신고 접수 및 추가보상안 마련 △약관 개선(현행 하루 3시간·1개월 누적 6시간 기준 축소) △사고원인 추가조사 등 구조적 진단 등을 요구했다.
이번 보상안과 관련, KT는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보상안을 빠르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고객의 피해범위가 개별적이고 광범위해 객관적 확인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형평성을 지키면서 투명하고 신속한 보상을 위해 약관 수준을 뛰어넘어 요금에서 일괄 보상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전담 지원센터를 가동할 예정으로, 추가적인 부분은 이후에 모색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KT 네트워크 장애발생 사태를 계기로 향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네트워크 안정성 대책 TF'를 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와 통신사들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이번 네트워크 장애 사태의 원인 분석 과정에서 드러난 네트워크 관리·운용의 문제점 등을 개선할 관리·기술·구조적 대책 등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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